황 교수는 수 천 수 만 번 실험을 반복하면서 줄기세포의 연구 분야에서 세계사적인 업적을 얻어냈다.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 뜬 눈으로 연구의 열정을 불태운 밤이 얼마나 많았을 지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지금 황 교수는 행복하다. 그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태스크 포스가 생기는가 하면, 필요한 만큼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잇따랐다.
조장희 박사는 미국에서 많은 연구업적을 낸 후 최근 영구 귀국하여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를 맡아 세계 최초로 PET·MRI 퓨전영상을 개발하기 위하여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그는 불과 몇 개월 사이 최소한 100억 원 대가 넘는 엄청난 연구비를 지원받아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조장희 교수의 오늘은 온갖 인종차별 속에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지지리 궁색한 연구의 장벽을 뚫고 나온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학사회에서는 연구업적과 연구비를 놓고 어느 것이 먼저인지를 따지는 닭과 달걀의 논리가 부딪히는 일이 종종 있다. 충분한 연구비가 지원된다면, 충분한 연구 성과도 나올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닭과 달걀의 논리는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소모적이다. 우리나라 상황에서 보면 대학 재단의 지원도 한계가 있고, 등록금 인상도 정도가 뻔하다. 교육부 등 정부기관의 지원규모도 빈약하다. 연구의 입장에서 보면 우울한 단층들이다.
닭과 달걀을 따지는 사이에도 시간은 가며, 이런 한계들은 하루아침에 넘을 수 있는 산이 아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의 관찰을 위하여 일본의 오가와연구소를 찾아가 7.0T PET를 어렵사리 빌려 성공적인 실험 결과를 얻었다. 오가와연구소는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곳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황 교수처럼 그것을 감당할 열정과 의지와 신념이 있다면, 현실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역사가 이런 사람에 의해 발전해 왔고, 우리가 말하는 한강의 기적도 이런 사람들이 모여 이룩한 신화일 터이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 23전 23승의 신화를 만날 수 있다. 당시 일본에 비해 도무지 비교가 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에서 이루어낸 쾌거이기에, 우리의 역사에 황홀한 노래가 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이순신이나 황우석, 조장희가 되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노력하면 작은 황우석들이 될 수는 있을 것이며, 작은 황우석들이 많을수록 대학과 국가의 미래는 에너지로 넘친다.
길고 긴 여정을 걸어가야 하는 제자들의 미래,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과 국가의 내일을 떠올린다면 황 교수가 그랬듯이 열악한 연구 환경쯤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땅의 교수와 연구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황우석의 바람이 한반도의 온천하를 뒤덮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