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해인 2003년 내내 대학정책의 최대 이슈는 지방대학발전이었다. 이 문제는 국가균형발전의 맥락 안에서 취급되었고, 일년 내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방대학들은 지...
물론 상위권대학들의 이런 방안 발표가 있기 전에도 이런 진풍경은 여전했다. 고교 선생들은 대입 지도 전문 기술자들의 집단이 아니어서 그들의 수업은 귀중한 시간만 빼앗는다고 생각해 온 학생들이 많으니까.
그런데 명문대들의 새로운 방안대로 나가면 이런 파행적 현상은 더 심해진다는 것이 교육부의 생각이다. 논술과 면접 비중이 커질수록 내신 비중이 줄게 되고 내신 성적은 고교선생들이 주관하는 학교교육 성적이기 때문이다.
학교 성적은 지필고사 외에 수행평가도 있으니 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클수록 공교육은 힘을 얻고 조금이라도 정상 궤도로부터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교육부의 이 같은 내신 고수 발표가 나가자 이상한 반대론자도 나오고 있다. 이 나라의 교권은 특정 이념을 지닌 선생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내신 중심의 입시제도는 당성을 보고 학생을 뽑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소설가 이문열의 수 일전 주장이다.
그동안의 이 작가의 성향으로 보자면 특정 이념은 사회주의 이념이다. 그러므로 내신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빨갱이 새끼들을 뽑을 우려가 있다는 주장으로 판단된다. 세상이 바뀐 줄도 모르고 구시대 중세기의 갑옷에 창을 들고 나와 풍차를 향해 돌격을 감행하는 돈 키호테를 연상시키는 주장이다.
단 이런 해괴한 주장만 아니라면 일부 상위권대학들의 입시개선방안은 원칙적으로 합리적 방안이다.
현실적으로는 엄연히 고교에 따라서 내신 성적에 등급이 있는 이상 이를 무시한 학생선발제도는 공정경쟁의 원칙에 위배 된다.
그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 선발에서 논술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최선의 수단이다.
다른 점수들이 대개는 단편적인 지식과 능력과 판단력 검증의 결과인 것과 달리 논술은 그 모든 것이 총동원된 종합적 응용과 실천의 결과를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다른 점수들을 많은 다양한 구술이라고 한다면 논술은 이것을 실로 꿰고 엮어서 전체적인 종합적 창작물을 만드는 작업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심층적인 치밀한 논리적 사고력이 검증되고 탁월한 창의력과 상상력과 표현력이 검증된다. 그러므로 다른 성적만으로는 알 수 없던 재능이 발견된다. 그 뿐만 아니라 더욱 소중한 것은 가치관의 검증이다.
그들의 인격을 보고 사상적 경향을 보고 삶의 철학을 보게 된다. 즉 내신이나 수능 만으로는 거의 들여다 볼 수 없던 정신적 내면 풍경이 들어 나는 것이다. 그리고 논술은 독서가 기본이므로 일찍부터 독서습관을 기르게 되고 그것을 통해서 세상을 볼 줄 알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인격성장과정을 겪게 해준다.
그러므로 논술고사는 적어도 고등교육을 위해서는 이공계 예체능계까지 모든 분야의 선발에서 필수적인 수단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것 없이 교육을 해 왔기 때문에 현실적응력이 없는 미숙아들을 졸업시키고 철학적 가치관이 없는 인재들만 양산되는 사회를 만들어 왔다.
이런 뜻에서 일부 대학의 논술중심 개선방안은 백번 옳다. 그러므로 교육부는 안 된다고만 할 것이 아니다. 공교육 정상화가 걱정된다지만 사실은 논술 때문에 학원에 갈 필요가 없으며 그것은 학교 선생들의 간단한 지도로 혼자 읽고 혼자 쓰기만 하면 된다는 점 등을 인식시키며 합리적 방안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