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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칼럼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김재영 칼럼]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제언]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김재영(충남대 교수, 본지 전문위원)
다시 경북대 교수로 돌아온 이정우 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최근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일부의 주장에 일침을 놓았다. 성장과 분배의 관계를 다룬 최근 10년 간의 연구들은 한결같이 분배가 양호한 나라일수록 성장률이 높다고 실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제학자들이 분배 때문에 성장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무지를 실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성장과 분배와 같은 상이한 두 가치간의 조화가 어디 경제정책에서만 화두이겠는가. 언론 영역에서는 공중에게 필요한 메시지(what they need)를 제공해야 한다는 ‘공익성’과 대중이 원하는 내용(what they want)을 전달해야 한다는 ‘대중성’의 원리를 둘러싸고 오랜 논쟁을 벌였다. 교육 분야는 어떠한가. 고교 평준화 및 3불 정책의 찬반 공박에서 알 수 있듯이 ‘평등’과 ‘경쟁’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무게중심을 두어야 하는지에 관해 여전히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성장과 분배는 동행한다는 이정우 교수의 지적처럼 언론의 공익성과 대중성도, 교육 부문의 평등과 경쟁도 공존 가능한 가치일 수 있을까. 언론 분야에서는 공익성과 대중성이 반드시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 맥락에서 뉴스, 다큐멘터리, 시사토론 등 이른바 보도와 교양 장르만이 공익적 프로그램이라는 종래의 기계적 사고는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당하고 있다. 오히려 드라마, 버라이어티쇼 등의 오락 프로그램이 시민의식을 제고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기도 한다.

두 마리 토끼몰이의 시작은 대립적 가치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평준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교 및 대학의 평준화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경쟁이 저하되어 전반적인 학력이 떨어지고, 심지어 우수한 학생이 자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게 된다는 하나의 가설이 마치 공인된 진실인양 통용되어서는 곤란하다.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이 주장의 결정적 결함은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매우 협소하게 인식하고 있는데 있다.

전통적으로 교육은 계층 간의 사회적 이동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그 간극을 최소화하는 가장 보편적이며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부모의 경제력과 그에 따른 사교육 기회와 같은 가외변수가 교육의 불평등과 나아가 계층 간 고착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학벌 지상주의가 수많은 잠재적 역량을 주눅들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교육 부문의 선택적 딜레마인 평등이나 경쟁은 정책의 최종적인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그 목표를 조금 더 공부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고 배출하는 좁디좁은 울타리에 가두지 말고 사회와 시대의 요구에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 저소득층 자녀가 저학력 학생으로, 저학력 학생이 다시 저소득층으로 이어지는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정책수단으로서의 평준화는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 제고의 튼실한 토양으로 작용할 것이다.

김재영 칼럼 | 입력 : 05-08-19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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