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학법 재개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등원하지 않겠다던 한나라당이 5대 현안 일괄타결론을 제시하며 정치적 대타결 가능성을 내비치기 시작했고, "일점일획도 개정하지 않겠다"던 여당도 사학법 재개정 논의불가의 빗장을 조금 풀어놨다.
완전히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일단 새 원내사령탑의 등장을 계기로 비록 낮은 단계이기는 하지만 접점찾기에 들어간 분위기이다.
이 같은 변화는 우선 '열쇠'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25일 사학법 뿐만 아니라 △윤상림·황우석 관련 국정조사 △국회 내 서민생활보호대책특위 구성 △기초의원 선거구제 재검토 △김원기 국회의장 사퇴 등 5가지 현안에 대한 일괄협상·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했다.
사학법 하나에만 '부 아니면 무' 식으로 얽매이지 않고 여러 사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주고받기식 절충이 가능하다는 입장변화로 읽히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이 원내대표도 "정치적 대타결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어떤 것은 합의로 풀고, 합의가 안되면 안되는 대로 합의점을 찾겠다"는 탄력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한길 우리당 원내대표도 "포괄적 협상에 임하다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당의 전반적 기조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24일 유재건 의장까지 나서 "일점일획도 재개정할 용의가 없다"고 천명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하루만에 신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국회 등원의 '반대급부'로 사학법 개정을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기존의 입장보다는 한 발짝 더 나간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론에 대한 경계도 있다. 여야 모두 내부의 강경파를 어떻게 설득하면서 협상을 타결할지가 과제라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누구보다 박근혜 대표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천무효에 버금가는 재개정 약속이 없으면 등원할 수 없다는 것이 강경론의 골자다.
이재오 원내대표 역시 "박 대표 의견도 충분히 존중하겠다"면서 "여론에 쫓겨 등원하지 않고, 전체 의사에 반하는 형식은 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당 안에서도 "사학법은 절대 고쳐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여야간 협상이 한동안 팽팽한 기싸움 양상을 보이면서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나온다.
하지만 2월까지도 정국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그간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단초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