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총장 신인령) 정시모집에 당당히 합격한 1급 시각장애인 정아영씨는 26일 환하게 웃으며 합격 소감을 밝혔다.
정씨는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어 2003년부터 수능만 세 번 본 삼수생"이라며 "마음껏 공부하고 친구들과 엠티도 가고 대학생으로서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며 설렘을 나타냈다.
정씨는 생후 3개월 만에 고열로 양쪽 시력을 모두 잃어 10살이 돼서야 부산의 한 맹인학교에 입학했고 이듬해 4학년으로 월반했다.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2000년 경기도 분당으로 이사온 뒤 맹인학교 대신 일반고교인 성남효성고에 진학했다.
정씨는 "어차피 비장애인과 섞여 살아야 한다면 빨리 적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반고를 택했다"며 "고교 3년 동안 방송반 일을 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나와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2004년 천안의 모 대학 기독교학부에 입학했으나 더 큰 꿈을 위해 두 달 만에 자퇴하고 다시 수능공부를 시작했다.
매일 6시간씩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듣고 6시간은 책을 읽어주는 도우미와 함께 공부했다.
정씨는 "사탐ㆍ과탐은 외우면 됐지만 언어영역은 긴 지문을 듣고 내용을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 더구나 수학은 도우미 언니가 문제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수능공부를 하면서 좌절도 겪었지만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지 못하고 가고 싶은 곳에 못 가는 게 가장 속상하다"며 "그래도 하나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씨의 꿈은 전공을 열심히 공부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상담사가 되는 것.
정씨는 "좌절할 때마다 부모님께서 잘 할 수 있다며 위로해주셨다"며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