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각 대학들이 중장기 발전계획 추진을 등록금 인상 명분으로 내세워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으나 동의를 얻는 과정을 거치지 못해 이같은 갈등이 되풀이 되고 있다.
잇단 '점거농성'= 서울대 총학생회는 등록금 인상반대 등을 요구하며 13일째 대학본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학생 1백여명이 모여 집회를 갖고 사태 해결을 위한 대학측의 성실한 답변과 총장 면담을 요구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학생 1천7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등록금 인상반대와 학점취소제 쟁취 등을 요구하는 비상총회를 개최했으며 이 가운데 학생 50여명이 대학본부 3층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31일 학생 2천3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학생총회를 갖고 등록금 동결과 총장직선제 실시, 생리휴강 등 8대 요구사항을 내걸고 총장실 등을 점거했다.
지난 12일에는 숭실대 학생 80여 명이 "재단적립금이 많은데도 일방적으로 등록금만 인상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등록금 8% 인상반대와 재단전입금 확충, 야간대학 등록금 5% 환불 등을 요구하며 대학본관에서 1시간 가량 점거농성을 벌였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13일 오후 5시 교내 해방광장에서 학생 4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등록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등록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가 끝난 뒤에는 본관에서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최근 각 대학의 잇단 점거농성은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각 대학들이 장기발전을 위한 사업을 위해 등록금을 인상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갈등으로 풀이된다.
대학관계자들은 등록금 문제의 해법은 학생과 대학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대학의 발전방향에 대해 학생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대학의 큰 발전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인상되는 부분이 있다"며 "학생들을 좀 더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장도 "언제든 대화의 문은 열려있으니 사소한데 얽매이지 말고 마음을 열고 만나자"고 학생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숭실대 관계자도 "시설확충과 교원 충원 등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했으나 앞으로 학생들과 함께 실무소위원회를 열어 계속 대화를 할 것"이라며 "서울지역 타 대학 인상률을 비교하면서 약간이라도 낮춰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학생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학생회의 등록금 투쟁은 '그들만의' 투쟁으로 전락할 우려도 안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13일 오후에 열린 집회에 참석한 학생은 1백여명에 불과했으며 전날 열린 숭실대 집회도 참석인원이 채 1백명이 안돼 점거 1시간만에 농성을 풀어야 했다.
경희대의 경우 등록금 동결문제는 해답을 찾지 못했으나 총장직선제 등 나머지 요구안에 대해 합의한 뒤 12일 오후 점거농성을 풀었으며 이후에는 단과대 학생회장 등 중앙운영위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키로 했다.
경희대 부총학생회장 박최지호(국문4)씨는 "일반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데 대해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전략상 점거농성은 풀었지만 앞으로 단식투쟁을 비롯해 다른 방식의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