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내년에는 노동부에 의해 꽃장식사가 공식 직업군으로 분류될 예정이어서 현재 ‘꽂꽂이 전문가’ 정도로 인식돼 온 꽃장식 전문가가 앞으로 유망 직업의 하나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상공부가 인정하는 플로리스트 마이스터(국가 꽃장식사)가 된 방식꽃예술원 회장 방식(57)의 삶은 대학생은 물론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둔 수험생들에게 나름의 진로를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편집자>
“떠나라, 그래야 돌아올 수 있다. 자리를 박차고 떠나보기 전에는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확인하기 힘들다.”
방식 회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만의 색깔이 없는 것 같다”며 “자기만의 공간을 위해 색다른 방식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자유주의의 팽배로 돈이 모든 것을 우선하는 사회가 됐고 이를 위한 획일적인 사고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실이 못마땅하다고 그는 말한다.
“즐겁게 사는 것이 목적이 돼야하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방 회장은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갖게 될 때 돈을 벌면서도 일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바둥거리지 않더라도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대신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게 또한 그의 지론이다. 과정이 힘들지 않으면 성취감을 느낄 수 없고 진정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덧붙인다.
우리나라에서 방 회장은 꽃장식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대가다. 엄밀히 말하면 꽃장식이 아니라 ‘꽃예술’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그가 운영하는 학원의 이름도 그래서 ‘방식꽃예술원’이다.
꽃과 관련해 고집에 가까울 정도로 예술성을 강조하는 데는 그가 살아온 특별한 이력이 대변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대학을 포기하고 파독 광부를 자원, 1년여를 보낸 뒤 꽃장식의 대가가 되기 위해 현지에서 혹독한 도제생활을 자처했다. 농장 풀뽑기를 시작으로 한 8년여의 도제과정을 끝내고 지난 78년 마침내 독일 정부가 공식 인정하는 세계적 권위의 플로리스트 마이스터(Florist Meister) 자격을 획득했다.
방 회장의 예술적 자부심은 이러한 노력과 과정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귀국후 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과 승마경기장 장식을 맡았으며 국제대회인 독일의 분데스가든사워 전시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독일 내에 마이스터를 길러내는 학교는 현재 8개이다. 9번째 학교가 방 회장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설립됐다. 올해 초 문을 연 서울 성북동의 ‘Florist Meister Schule'이다.
1970년 광부로 첫발을 디딘 이후 독일과 인연을 맺은지 32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꽃과 관련해 풍부한 재료가 산천에 깔려있고 이들 재료와 뛰어난 한국인의 손재주가 어울리면 독일인들보다 꽃예술에서 얼마든지 앞설 수 있다”는 그의 확신이 인고의 세월을 감당해 낸 것이다.
“나 자신은 독일에서 8년을 교육받아 ‘꽃장식 장인’의 자격을 따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이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과정을 마칠 수 있게 됐다”며 “30여년간의 꽃에 대한 집착이 보람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그는 자찬한다. “꽃, 들풀 등 자연과 하나가 됐을 때 완전한 인간을 느낄 수 있다”는 그는 “5천년 토착문화와 시대가 제시하는 방향성을 우리나라의 자연과 동화시킬때 진정한 예술로 승화된다”고 지론을 폈다.
그가 쓴 책 ‘꽃이 되어버린 남자’에서 보여준 꽃에 대한 열정은 바로 방 회장의 인생 자체다. 그는 현재 꽃과 결혼해 살고 있다. <이대희>
<>마이스터(Meister)란?
도제식 교육통한 국가 인정 ‘꽃장식사’
우리 말로 ‘국가 꽃장식사’로 번역될 수 있다. 독일 상공부(IHK)가 자격을 인정하는 꽃예술의 최고의 장인. 아래 단계인 플로리스트들을 가르칠 수 있으며 마이스터 학교에 들어갈려면 꽃분야에서 4년정도의 경력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꽃분야 종사자의 자격증을 인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독일이 유일하며 철저한 도제식 교육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마이스터 1호인 방식 회장을 비롯해 3명이 자격증을 땄다.
그가 세운 ‘Florist Meister Schule’는 독일 플로리스트협회(FDF) 소속의 꽃장식 마이스터 학교와 제휴, 한국과 독일 현지의 블록수업을 통한 자격시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