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국가인권위의 조사 대상이 된 대학은 모두 국립대로, 시정권고를 받은 대학들은 대부분 “국립대인 만큼 국가인권위의 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인권위의 조치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인천교대였다. 기존에 직급별 연령제한을 두고 있던 인천교대는 최근 규정심의위원회와 교수회 의결 등의 절차를 밟아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2003학년도 1학기 신규교원 모집 전형에 반영했다.
다른 대학들도 내부적으로 의견을 검토해 절차를 밟을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인만큼 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 하지만 공론화 과정 등 내규 수정에 필요한 과정이 있는 만큼 이번 교수채용 과정에는 반영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의 교수 임용 나이제한이 평등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의 지적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분위기다.
전북지역 한 대학 교무처장은 애초에 나이 제한을 두고 있던 이유에 대해서 “신진 연구세력을 모셔올 수 있는 선을 긋자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나이 말고도 좋은 교수를 가려 뽑을 수 있는 조건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굳이 나이를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만도 높다. 대학 자율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부분까지도 국가기관에 간섭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 전남지역 한 대학 교무처장은 “교육공무원 임용령에서 초중고 교원의 응시연령을 4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유독 대학에만 시정을 요구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나이제한 철폐가 오히려 역차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교수임용시 연구업적을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실정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적은 사람이 연구실적이 적고,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이치. 전남대는 이같은 역차별을 막기 위해 연령제한을 뒀고, 이에 따라 연구활동이 가장 왕성하고 가능성 있는 30대 중반의 인력을 뽑아 왔다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일률적으로 나이제한을 철폐할 게 아니라 대학 및 학과, 계열별 특수성을 고려해 자율성은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조직의 위계질서를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50~60대 신임교원을 채용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세대에 따른 교수별 역할 분담 차원에서 선배 교수들보다 나이많은 신임교수 채용을 반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공별로 학위취득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관행적으로 나이제한을 두었던 한 대학 경우, 지난 2000년에 의 인문계열 교수들이 해당 계열 학위 취득이 다른 전공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래 걸린다며 나이제한을 없애 줄 것을 요구해서 이 계열만큼은 나이제한 제도를 폐지했던 사례도 있다.
반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학문의 경우에는 신진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다. 대학들은 이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나이제한 하는 방법 외에 전형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질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등 노력 중이라면서도 학문별 특성에 따른 자율성은 남겨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지적된 국립대 외에도 경우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학에서는 관행적으로 나이제한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은 애초에 나이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연령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이에 따른 역차별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교원임용 시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응시자에게 10점 이내에서 일정 점수를 더 주는 등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었다.
성균관대는 오래 전부터 신규 교수 채용시 연령제한을 철폐해 최고의 실력을 가진 교수들을 대거 채용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면서도 교수 세대에 따른 역할 분담 등에 문제가 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나이제한을 없애면서 현직 교수나 유명대학의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임용되고, 이럴 경우 신진연구 인력이 수혈되지 못했다는 것. 또 교수들이 지나치게 노령화 되면서 학생들의 전공, 생활지도하는 게 어려워지는 등 지도교수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강의 과정에 활력이 줄어들고, 대학 차원에서 교수 인건비 부담이 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에 국가인원위로부터 교수 응시 연령제한에 대한 시정권고를 받은 대학은 모두 14군데. 목포대 인천교대 삼척대 전북대 제주교대 진주교대 충주대 한밭대 등 8개 대학은 연령제한 내규를 뒀으며 강릉대 경상대 대구교대 목포해양대 부산대 전남대 등 6곳은 관행적으로 연령을 제한해왔다.
<김은영ㆍ온형주ㆍ최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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