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여행, 모험 등등의 낱말만 떠올려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이 싱그러운 상상만으로도 6월은 행복하다. 자, 그럼 예행연습을 시작해보자. 침 꼴깍.
● 여행에 목숨 건 사람들을 만나다
여행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 travel의 어원은 고통, 역경, 힘든 길 등의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 travail. 한 마디로, 사서 고생하겠다고 나서는 짓을 일러 칭하는 말이다.
지지리 궁상을 떨면서 돌아다닐지라도 자신만 좋으면 그만이다. 웬걸 요사인 패키지상품 티켓 한 장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이런 경우는 열외로 하자. 일단, 자유로와야 하니까.
먼저, 여행에 목숨을 건 선배님들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 우리나라를 돌아다닌 것으로 친다면, 단연 이 분이다. 고산자 김정호. 대동여지도 완성본을 만들어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 게 30여 년. 그 탓에 ‘국가 기밀 누설죄’로 옥사까지 치르기도. 여하튼 여행은 역경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실증해준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여행도 간 크게(?) 즐긴 타입. 1520년 마젤란해협, 태평양 등의 이름을 손수 작명한 후 지평선을 돌아 한 바퀴. 그렇다면 바다 속을 우리에게 보여준 인물은 누굴까. 답은, 프랑스의 저명한 해양학자 자크 이브스 쿠스토. 1997년 그의 영결식은 이례적으로 티비를 통해 생방송 됐으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애도를 표했을 정도.
쿠스토는 세계 최초로 스쿠버라는 수중 호흡기 아퀄렁을 발명하는가 하면 칼립소라는 이름의 탐사선을 타고 5대양을 누볐다. 무려 40여 년을 말이다.
이제 하늘을 날아보자. 이왕이면 저 우주로. “한 사람에게는 하나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었다”는 그의 명언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우리에겐 그의 이름만이 익숙하다. 닐 암스트롱.
물론 벤츠를 타고 3년에 걸쳐 세계일주를 하는 사람도 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를 설립했던 짐 로러스. 특별 제작돼 세계에서 단 한 대 뿐인 자동차 ‘벤츠 밀레니엄 카’를 약혼자와 함께 타고다녔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최근의 유명인들은 지면관계상 생략.
이제 우리도 떠나자. 선배님들의 유지(?)를 고이고이 받들고서 말이다. 난생 처음 집을 떠나본 유치원 캠핑에서부터 가족과 함께 나서는 여름 피서, 학창시절 추억의 명장면 수학여행, 목적불명의 대학 모꼬지에 이르기까지. 떠남과 돌아옴의 반복. 그 한 가운데 나만의 마음에 쉼표찍기에 본격 나설 차례이다.
● 알아두고 출발하면 여행의 맛이 산다
세상과의 새로운 조우. 모든 일에는 준비가 필요한 법. 넓은 세상에 나아가는 일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종목은 배낭여행. 제일 먼저 권하고 싶은 것, 그러나 뜻밖의 것 하나. ‘백인’ = ‘미국인’ = ‘영어 제일 잘 하는 사람’이라는 식의 편견을 버리라는 것. 지난달 방한, 우리나라 대학강단에 서기까지 했던 사회운동가 더글러스 러미스의 충고다.
유럽에서 무수히 만나는 ‘백인’들은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유럽인일 뿐이며, 인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많은 나라들이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 자유로이 구사하는 나라들이라는 사실. 물론 노파심일수도 있지만, ‘영어’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여행 후보지를 스스로 축소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음에 말이다.
여행은 선입견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나니. 물론 무엇인가 들어올 수 있게 마음과 머리를 비워두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제, 찍어라. 그리고 떠나라.
◇ 일본 = 가까운 곳부터 찬찬히. 일설에 의하면, 부산 앞 바다에서 보면 보일 정도라는데. 스모 혹은 남성만 출연하는 가부키, 신사 등의 키워드만 갖고는 이해가 불충분한 나라다. 네 개의 큰 섬으로 이뤄진 만큼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을 갖고 있으며, 산지 또한 전 국토의 80%에 해당한다. 그만큼 즐길 것이 다채로운 곳.
◇ 동남아시아 = 벌레를 싫어하는 여행객은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이 나을 듯. 열대 지역인만큼 강수량도 많고 그에 못지 않게 독자적인 지방어 또한 많다. 태국의 코사무이섬, 말레시아의 팡코르섬, 인도네시아 남태평양의 발리섬, 필리핀의 세부섬 등의 해수면을 50미터 정도씩만 낮춘다면, 신기하게도 하나의 육지로 연결되는 곳이다.
◇ 인도 = 힌디어와 영어가 공용어인 국가이지만 지역별로 풍토와 인종이 판이한 곳이다. 불교 4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사르나트로부터 바라나시까지 12킬로미터의 성지순례가 카스트제도만큼이나 유명하다.
◇ 유럽 = 배낭족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는 곳. 총 28개국이 여러 개의 반도와 섬으로 연결돼 있다. 교황이 계신 바티칸을 빼고는 여행이 자유로운 곳.
◇ 아프리카 = 제 2의 대륙. 총 38개국으로 이뤄져 있으며, 영어 또한 자유롭게 구사하는 곳이 다수이다. 세계 3대 폭포 가운데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를 비롯,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 국립공원, 만년설의 킬리만자로 등 사막과 밀림이 병존하는 웅대한 자연 그 자체.
◇ 미국 = 우리나라 크기의 약 42배. 동부와 서부간 시차가 3시간인 곳. 열차로는 1주일, 차는 3일, 항공기는 약 6시간이 소요된다. 다니는 것만큼이나 입국절차 또한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비자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
◇ 라틴아메리카 = 고대 문명과 중세 그리고 현대의 라틴문화가 절묘하게 뒤섞여 있는 곳이다. 언어 역시 스페인어와 영어가 지역에 따라 혼용되고 있다.
◇ 호주․뉴질랜드 = 광대한 내륙과 아름다운 해안선의 절묘한 조화. 영어사용권 국가인 탓에 향하는 발길이 적지 않은 곳. 호주의 우측 해안선을 따라 세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인 시드니를 기점으로 브리즈번을 거쳐 뉴질랜드로 건너가는 것이 요령이다.
● 여행 준비하기, 하나부터 열까지
무슨 일을 하던 꼭 따라다니는 것이 구비 서류요, 복잡하기가 그지없는 것이 또 절차라는 것이다. 여행사를 통하면 만사가 해결되지만,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나는 여행 이왕이면 준비과정에서부터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또한 배움의 한 과정인 것을. 무엇보다 수수료도 절약할 수 있고 말이다. 일거양득!.
◇ 여권 만들기 = 해외에서 사용하라고 만들어주는 일종의 ‘주민등록증’. 5년짜리 복수여권과 1년 기한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단수여권으로 나뉜다. 4만원 선인 복수여권이 단수여권에 비해 두 배나 비싸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경제적.
서울은 구청, 지방은 시청 또는 도청에서 담당하며 소요 기간 3~4일.
◇ 비자 발급 받기 = 여행해도 좋다는 해당 국가의 허가서. 유럽 대부분과 동남아는 비자 없이도 여행이 가능하지만, 미국 중국 일본 등지는 필요하다.
해당 국가의 주한 대사관 혹은 영사관에서 담당. 소요기간은 나라별로 들쭉날쭉. 여유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 ‘쯩’ 만들기 = 국제학생증을 소지한 경우, 대중교통 이용시는 물론 박물관 극장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종로 YMCA국제학생여행사에서 만들어 주며 비용은 1만원 선.
유스호스텔 이용시 숙박비 할인과 방 배정 우선권이 주어지는 유스호스텔증은 지하철 경복궁역 부근 한국유스호스텔연맹에서 발급, 비용은 2만원 선.
◇ 여행자보험 들기 = 저렴한 상품의 경우 한 달 기준 2만원 정도만 내면 병이나 도난사고 등 만일의 사태에 대한 일정 부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험회사마다 내놓는 상품이 있지만 여행사가 마련한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항공권 사기 = 여행사 항공사 인터넷 등에서 비교 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행선지가 같은 경우일지라도 싼 항공권이 있다. 경유지를 거쳐가는 예가 그렇다. 같은 여행사일지라도 때에 따라 상대적으로 싼 항공권이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 항공사의 경매 역시 시중가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요령이다.
◇ 워킹홀리데이 = 호주 및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등 4개국을 여행할 경우,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유용하다. 현지에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으며, 그 돈으로 여행을 즐기는 방법. 단, 호주를 제외하고는 국가별로 비자 발급 수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의 워킹홀리데이지원센터(www.koreawh.com) 또는 워킹홀리데이코리아(www.whvisa.co.kr) 워킹홀리데이협회(www.workingholiday.com) 등을 이용하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