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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와 학벌독점
참여정부에 권고함 -1
이정규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홍익대학교 겸임교수, 본지 전문위원
참여정부가 학벌 타파를 내세웠음에도 장,차관급 인사 결과 여전히 특정 학벌이 독점을 하고 그에따른 학벌 세습화 문제와 정책 결정 및 집행의 한계성을 지적하는 본지 이정규 전문위원의 의견을 두 번에 나누어 게재한다.<편집자>

개혁과 신(新)바람을 바라는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닻을 올린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라 명명하고 출범한지 이제 거의 석 달이 다 되었다. ‘참여정부’호에 승선한 선장(대통령)과 항해사들(대통령 비서진들) 및 기관사들(국무위원들)은 반칙과 특권이 통하지 않는 사회,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사회, 차별과 부패가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승객들(백성들)에게 약속하고 개혁을 향한 힘찬 고동을 울리며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였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원칙과 타협보다는 반칙이나 독단이, 법보다는 권력이나 금력을 앞세운 특권이, 정도와 질서보다는 편법(잔꾀)과 무질서(새치기)가, 성실과 근면보다는 요령과 한탕주의가, 평등과 호혜보다는 차별과 독점이 득세하면서 선량한 사람들에게 탄식과 분노의 도를 넘어 회의와 좌절을 안겨 주었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무엇보다도 권력이나 금력, 고학력이나 일류학벌을 배경으로 한 사회지배계층이나 상류계층의 소아적인 이기적 독선과 횡포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비뚤어지고 병든 사회를 바로 잡아 달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소위 ‘학벌 엘리트’ 후보 대신에 ‘무학벌 보통사람’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고 본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 나라에서 소수 특정인이나 특정 학벌집단만이 ‘어깨 펴고 목에 힘주면서’ 우쭐거리며 사는 사회가 아닌, 보통사람들도 최소한 마음 편안히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서민출신 후보를 뽑았다는 말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의 중앙권력은 특정 학벌에 의해 독점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새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적 구성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정부의 권력 구조가 특정 학벌에 의해 더욱 독점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보좌하는 참모격인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 수석 등의 장?차관급 비서진 13명 중 11명이 서울대 출신으로 전체의 85%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국무총리와 19개 부처 장관을 포함한 20명의 각료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12명으로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 정부 각료의 특정 학벌 독점 비율은 지난 ‘국민의 정부’와 비슷하나 대통령 참모진의 진용은 특정 학벌에 의해 ‘점령’되었다고 해도 과히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서민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은 소위 ‘참여정부’라는 기치 아래 개혁과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담아 각계각층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인물을 추천받아 적재적소에 국정을 잘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을 발탁하겠다고 공언하여 왔고, 이를 위하여 부단히 애써왔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비서진은 차치하고 각료의 인선 결과를 놓고 볼 때 인선에 대해 고심한 면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역대 정권과는 달리 4명의 여성장관을 기용하면서 권력실세 부서인 법무부 장관에 개혁성향을 지닌 40대 여성을 임명하고, 행정자치부에도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지닌 40대 남성을 장관으로 선발하고, 문화관광부 자리도 관료주의 사회에 때 묻지 않은 예술인을 발탁한 것이다.

이런 인선 결과를 놓고 볼 때, 역대 정권에 비하여 이번 정부의 각료 인선은 여성의 고위 공직 진출 확대, 연공서열 및 연령 파괴, 개혁·진보성 인물 등용이라는 측면에서는 과히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위 ‘적재적소 원칙’ 하에서 실행된 조각의 결과는 이번에도 예외 없이 특정 학벌(서울대)이 중앙 권력의 핵심부를 장악함으로써 현재 우리 사회에 학벌주의가 극도로 심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유능한 국가인적자원 활용 기회가 어느 특정 집단에만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입증해 주고 말았다.

능력본위로 공명정대하게 인재를 선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학벌의 독점 권력 장악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면 경악을 넘어서 심히 우려를 금치 못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인선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권력층에 팽배해 있는 연고주의나 정실주의에 의한 인물 발탁이나 천거에 의해서가 아닌 최대한의 성의를 다한 ‘공정한 게임’(game)에서의 결과라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더 크다 할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05-19 오전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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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tl 교수님의 이번 칼럼이 향후 참여정부의 인사에 좋은 약이 될것입니다 200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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