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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수첩] 독일의 보충학습제도(Tutorium)
온형정 / 독일 통신원, 독일 슈트트가르트대학 전기공학 박사과정
독일의 대학에서는 신입생을 위한 보충학습 제도(Tutorium)가 일반화되어있다. 인문, 자연계 구분 없이 치루어지는 대학입학 자격시험(Abitur)은 한번만으로 평생 유효하며 전공선택 또한 한국에 비해 자유롭다.

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에 따라 여러 학과를 두루 접해본 뒤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을 선택한다. 대부분의 학과는 입학정원이 없으며 과에 따라 수백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기도 한다.

그래서 강의는 마이크로 진행하기 때문에 빠르고 개별 질문도 여의치가 않다. 한국의 대학에서는 보통 첫 학기는 학교 분위기를 파악하는 정도이지만 독일은 포어디플롬(Vor-Diplom)에 해당하는 처음 4학기동안이 가장 지루하고 힘이 든다. 많은 교수들은 수업의 효과를 높이고 학생의 초반 중도하차를 줄이기 위해 자율적으로 소그룹의 보충학습제도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룹은 보통 10여명내외로 포어디플롬을 마친 상급생에 의해 운영된다. 보충학습 지도를 담당하는 상급생은 학생기준 시급(약 1만2천원)을 지급받는다. 대부분 졸업 후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와 교습 실습의 두가지 목적으로 보충학습 담당자를 지원 한다.

8학기동안 보충학습을 담당한 슈투트가르트대학 수학과 (석사 졸업예정자) 안드레아는 수업 진행이 매우 익숙하고 매끄러워보였다. "미리 가르치는 경험을 쌓기 위에 보충학습 담당자로 자원했었다. 첫 학기는 수업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상당했고 효과도 적었기에 내시간을 푼돈과 바꾼다는 느낌밖에 없었다. 신입생들도 별로 고마워하지 않는 듯 했다"면서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성취도는 높아지고 가르치는 일에 보람도 느끼게 되었다.

매 수업마다 나 또한 많은걸 배울 수 있었다. 오는 9월에 고등학교(Gymnasium)에서 정식교사로 첫 수업을 하는데 걱정은 별로 되지않는다. 보충학습제도는 담당자와 참여 학생 모두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충학습은 과목에 따라 문제풀이나 강의요약 정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십 여명의 참여 학생들은 토론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거나 과년도 시험문제 등 정보를 교환한다. 보충학습 담당자는 경험으로 알게 된 유용한 참고도서 목록, 전공관련 인터넷 사이트, 효과적인 학점이수 계획짜기 등의 정보도 상세하게 일러준다. 특히 이곳 교육제도에 낯선 유학생들에게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 학기동안 보충학습에 참가한 슈튜트가르트대학의 유학생 율리아나 에스도스는 이 제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나처럼 외국에서 온 학생에게 이 제도는 아주 유용하다. 부족한 언어와 시끄러운 수업 분위기로 강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아직 벅차다. 게다가 이곳 대학의 행정 제도도 막연했는데 덕택에 모든걸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도가 없었다면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까지의 수동적인 수업 방법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처음 접하는 전혀 다른 대학의 공부 방식에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독일의 보충학습제도초반의 어리둥절한 신입생들에게 첫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있다. 기업의 고학점 요구, 정규학기 초과징수금, 독일대학 경쟁력에 대한 비판의 소리들로 나날이 힘들어지는 독일대학가에서는 점점 더 많은 교수들이 이 제도를 의무화하는 추세이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05-06 오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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