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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일해 보자
김주후 / 미국 미주리대 교수,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우리사회에 교육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 발생하고 시간이 갈수록 더 심화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나이스 시스템 가동에 대한 교육 단체들간의 대립만 생각해 보아도 우리 교육계의 갈등이 얼마나 심한지 잘 알 수 있다.

이 갈등은 단순히 생각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양립하기 어려운 신념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 충돌은 합리적인 대안의 모색이나 대화가 배제되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첨예화되어 가고 있는 교육 갈등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그 것은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과 대화하고 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가?"이다. 다름이 다름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대안모색의 계기로 작용할 수는 없는가에 대한 자문이다.

신념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함께 일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것은 서로 다른 신념을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각자의 한계를 넘어서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서로 다른 신념이 배척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나 서로의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나아가 시너지 효과까지 고려하는 대단히 폭넓은 만남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신념의 충돌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필자 자신의 교육경험을 되돌아본다. 이 과정을 통해 한 가지 발견되는 내용은 신념이 다른 사람과 대화 화는 것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신념이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신념이 비슷한 사람과도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아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부터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다름'은 배척되어야 할 것, 싸워서 굴복시켜야할 대상, 아니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많았다. 이런 경험 속에서 다른 신념은 이해되어야할 내용은 아니었고 함께 만나 조정하고 조율해야 할 대상은 더더욱 아니었다.

서로 다른 신념에 대한 이해가 어려운 것은 우리 교육의 구조 특별히 평가방법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필자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정답을 찾는 훈련을 반복했었다. 더구나 그렇게 찾은 정답의 결과가 같은 반의 친구들과 소위 등수경쟁이라는 것으로 연결되었다. 때문에 함께 공부하는 친구가 협력과 대화의 상대가 아닌 경쟁의 대상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답 찾기가 늘상 강요되는 교육구조 속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개진되고 그 다름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설사 그와 유사한 과정이 있다하더라도 결국은 하나의 정답 찾기로 귀결되는 구조 속에서는 서로의 다름이 충분히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다른 신념이 교육의 내용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우선 리더십의 부재를 들고 싶다.

서로의 다름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없고 네 가지 중에 하나의 정답을 찾는 훈련만 반복한 사람에게 리더십이 길러질리 만무하다. 더불어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설사 리더가 나온다 하더라도 흠집내기나 약점잡기 식의 깍아내리기가 이루어지기 십상이다.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 사회는 리더를 길러낼 수 없고 또 훌륭한 리더를 받아들이기 조차 힘들게 된다.

요사이 국가 차원의 리더십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가 우리 모두의 교육경험 특별히 서로의 다름에 대한 논의부족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단순화일까?

이제 다른 신념은 어느 날 마주치게 되는 낯선 경험이 되어서는 안된다. 다른 신념은 어려서부터 경험하고 또 구체적으로 학습되어야 할 대상이다. 그 대상에는 인종, 종교, 언어, 문화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다양한 신념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이해가 전제될 때 개인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나아가 세상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게 된다.

최근 들어 교육분야에서 강조되는 내용 중에 영재교육이 있다. 위에서 논한 다름에 대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감히 영재의 개념을 말하고 싶다. 적어도 우리나라 상황에서 영재란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과 대화하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영재가 나타나서 서로의 다른 신념을 상생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07-03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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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생 전 고등학생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조금은 이해 가요! 2004-02-26
1 Thot 좋은 내용이네요! 대화하는 방법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남과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이것을 어떻게 인정하는지-.-;; 어렵더라구요! -.-;;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냥 듣고 수긍하고 까지만 " 그 이상의 이야기는 피하구요! 그래서 특히 직장에서 금하는 주제들이 종교, 정치...들이지요. 200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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