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1만달러를 만들어낸 사회의 '구조와 틀' 그리고 '제도와 문화'만으로는 2만달러 사회가 요구하는 제반의 필수적 요소들을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기존의 구조와 틀 그리고 제도와 문화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대학의 직업교육을 어떻게 혁신시켜야 할지 다음과 같이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전문 직업인 양성을 교육목표로 하는 대학은 기존의 1년 2학기 학사운영 제도를 1년 3학기나 4학기 학사제도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학기문화를 도입해야 한다. 다만 1년 4학기 제도는 우리 나라의 겨울철 기후 여건과 대학입시가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간의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때문에, 1년 3학기 제도가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고 효율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1년 2학기 학사운영제도는 수업 결손시 그 결손을 보충하는 데 있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어른들께서 흔히 하시는 말씀 중에 “먹고 노는 대학생”이라는 말을 자주 들은 기억이 있지 않은가.
심하게 표현하면 일 년 열두 달 중에서 5개월 공부하고 7개월 노는 형태가 우리 대학들의 전통적 '1년 2학기문화'이다. 이것을 최소한 7개월 공부하고 5개월 쉬는 대학의 학기 문화로 새롭게 창출하고 실행하여야한다.
학문 탐구와 연구 중심의 대학은 논외로 하더라도, 직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이라면 한 학기를 12주로 하고, 한 교과목 당 수업 시수를 65분으로 운영하여 현행 2학기 체제에서의 학기당 수업 시수를 그대로 유지 한 채로 한 학기를 추가 운영 할 수 있는 1년 3학기 학사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 실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틀과 제도가 바뀌면, 내용도 함께 새로워져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학기 제도가 바뀌면서 각 학기에 운영하는 교육과정, 즉, 커리큘럼도 현실적인 직업교육이 가능하도록 과감하게 개선해야한다. 여기서 ‘과감하게’라는 표현은 기존의 대부분 대학에서 운영은 되었지만, 현장에서는 다분히 외면당했던 교육과정을 의미한다.
전문직업인을 양성한다 하면서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과정의 운영은 모순이라 할 수 있다. 이의 주원인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장을 기피하는 교수와 교수의 현장 연수 등에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한 대학의 체제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교과목 종류만 나열하여 학생들은 두꺼운 교재를 끌어안은 채 강의실을 순회해야하는 현실을 타파해야하며, 산업체나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전문기술, 소양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전문직업인 양성에 필수적인 분야별 이론과 실무, 기획, 문제 해결 기법,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갖춰질 수 있는 교육과정과 학습 방법이 도입되어야한다. 또한 최신 트랜드와 이론이 반영된 직업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학문을 접목시킨 퓨전 커리큘럼의 개발과 활용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셋째, 새로운 현장 밀착형 체험학기가 창출되어야 한다. 즉 실습과 현장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하기 위하여 산업·기업체험학기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체험학기 기간은 12주로 하고 2년제 대학은 4~5학기, 3년제는 6~8학기, 4년제는 9~11학기 중에 선택하여 집중적 실습을 함으로써 취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필요하다면, 학생들의 현장교육을 담당해 주는 산업․기업체에게 대학에서 학생들로부터 받은 그 학기의 수업료 절반 이상이라도 지불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교수는 산업체나 기업에서 바라는 인재상과 대학교육의 개선과제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자 매 학기에 한번 이상 업체의 인사담당자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필요를 적시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새로운 교수·학습법을 개발하여야 한다. ‘다품종 소량화’를 지향하는 21세기는 직업교육의 질적 고도화를 요구한다. 교수들간의 상호 모방과 협력으로부터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교수법을 개발하여야 한다.
이제 대학에서도 교수들의 ‘공개강의’를 통해 강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교수법의 현장 적용에 대한 실험과 검증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교수들의 자원을 받아 공개강의를 하게 하고 참관한 동료 교수들이 강의 내용이나 방식에 대한 보완이나 개선점을 조언해 주는 것이다.
다섯째, 학점당 등록금 납부제도와 부전공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 학생 개인의 수학능력과 경제상황에 따라 학기당 수강 신청 학점이 달라질 수 있다. 기존의 Turnkey 방식에 의한 동일 액수의 수업료 책정은 학생이나 대학 양측의 모두에게 효과적인 제도는 아니다.
학생은 자신의 능력에 합당한 교과목 수강을 신청하고, 그에 따른 등록금을 차등 납부하는 것이야말로 경제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또한 1년 3학기제도를 시행하면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조기졸업도 가능해지고, 각 전공의 교육과정을 코스제로 운영할 수 있어 유사 코스를 운영하는 인접 전공간의 상호 부전공의 이수인정이 가능하다.
특히, 능력에 따라 조기졸업이 가능하기에 여유학기(2년제 6학기, 3년제 8~9학기, 4년제 10~12학기)에 유사 코스를 운영하는 전공의 교육과정 중 필수 교과목을 이수하고 학점을 인정받는 부전공제도 운영이 가능하다.
수십 년간 유지되었던 기존의 학사운영 방식과 제도를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국 진입은 대학 직업교육의 질적 고도화를 이룩할 수 있는 틀과 제도를 혁신적으로 창출하지 않고서는 기대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