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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미래, 15년 후 대학의 모습
하 인 호 / 한국미래학연구원 원장
지난 88년 1백 개 남짓하던 우리 대학은 15년이 지난 지금 총 1백69군데, 15년 동안 70% 가까이 늘었다. 대학생 수는 1백만 여명에서 1백80만여명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소수의 한정된 인원만이 대학 교육의 혜택을 받던 시대는 지나가고 ‘보편적 고등교육시대’가 도래했다. 급기야 올해부터는 수험생보다 대학입학정원의 수가 더 많은 ‘대입정원역전 현상’이 현실화돼, 살아남기 위한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학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미래학자와 함께 15년 후 대학의 모습을 조망한다.

21세기 사회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2018년은 21세기 사회구조가 정착되고, 새로운 사회특성이 크게 부각되는 시기이다. 이런 환경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 발전시키는 대학만이 성장과 발전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2005년부터 2020년 사이에 일어날 대학변화에 관한 세계 미래학계의 예측들을 종합하고, 그 중에서 몇 가지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 대학은 단기에 급격한 양적 성장을 해 왔기 때문에 외국 대학들보다 더 빨리 세계 미래학계에서 예측한 결과들이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1. 새로운 변화

첫째, 기존 대학의 50% 이상이 폐쇄되고 유명무실해지는 동시에, 대학교육의 세계화가 활성화되면서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기존 대학 중에서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자연적으로 타 대학과 통합되고, 또 학생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학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생존하는 대학의 경쟁력은 높아져 질적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또 외국 대학의 분교설치는 국내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 대학 분교에 입학하는 일이 보편화되는 한편, 동남아 지역 학생들이 한국 대학에 입학하는 일도 보편화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2018년경에는 국내 대학 입학자원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믿기 어렵다는 점이다. 1990년대 초와 중반에 ‘늦둥이 갖기’나 ‘3자녀 갖기’ 등 새로운 출산현상이 나타났으나, IMF를 거치면서 이 현상은 사라지고 오히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조기유학자 수도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소규모 대학과 사이버 대학 및 기업체 부설 대학 등이 설립되어 기존 대학을 잠식하게 될 것이다.

둘째, 교육과정의 일대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다.

교육과정이 혁신되어 통합교과 운영이 보편화될 것이다. 즉, 6~9학점 정도의 통합코스가 필수과정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모든 교과들이 선택과목으로 구성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통합교과는 학생들의 직업능력 개발을 위해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공학 및 예술 분야의 내용들이 통합되어 운영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디자인 전공의 통합 코어코스에는 역사, 문학, 철학, 환경공학, 전통예술, 건축학 등의 내용이 질적으로 통합되어 운영된다. 또한 대부분의 코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성되어, 교육의 질 향상을 기하는 동시에 교수ㄱ학생의 기회비용을 크게 줄일 것이다.

그리고 체험 중심 현장경험이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선택식의 다양한 현장경험 프로그램이 널리 활용될 것이다. 또 대학 수학기간은 3년~3년 6개월로 줄어들지만, 진로선택을 위해 졸업을 연기하는 학생의 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셋째, 대학의 책임경영제와 위탁운영제가 보편화될 것이다.

대학을 효율적으로 경영하여 대학 교육목표를 달성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책임경영제가 정착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경영책임자와 경영진을 공모해서 임명하는 일이 보편화될 것이다. 이 같은 책임경영제는 대학원, 학부, 학과단위로 확산될 것이다.

위탁운영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대학업무의 일부분인 교수업적평가, 교수채용, 코스개발, 취업지도 등을 전문대행기관에 맡기는 일이 보편화될 것이다. 나아가 대학 전체를 전문 컬설팅기관이 일정 기간 위탁운영하는 방식도 도입될 것이다.

넷째, 소속 대학 외의 타 대학 강의선택이 개방될 것이다.

지금 편입학에 의한 학생이동으로 지방대학들은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물론 편입학은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2018년경에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대학들은 상당한 질적 수준을 유지하게 되므로, 편입학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코스를 선택하는 쪽으로 학생들의 관심이 바뀔 것이다. 이 추세는 타 대학 강좌수강을 전면적으로 개방하지 않을 수 없게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교육은 내용적이고 질적인 면의 경쟁이 촉진될 것이다. 지금까지 교수는 소속 대학 학생들의 특성과 질적 수준에 따른 강의를 하였으나, 2018년경에는 전국의 학생이나 세계를 바라보면서 강의를 해야 할 것이다. 즉 전국의 학생이 바로 강의수요자가 되는 시대가 된다.

다섯째, 대학의 재정확보가 심각한 과제로 부각될 것이다.

대학은 다양한 재정지원 유인체제를 확보해야만 할 것이다.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기업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다. 대학에 재정지원을 하는 기관은 더욱 엄밀한 대학평가를 요구하므로 책임경영제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대학은 다양한 영역에서 자체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하여 운영하게 될 것이다. 성인계층, 장년 및 고령계층, 퇴직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재정을 확보할 것이다. 결국 대학의 경쟁력은 교육 프로그램의 우수성과 다양성,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교수인력의 능력으로부터 나오게 된다. 이와 함께 학내 벤처기업을 활성화하여 지적재산권 확보를 통한 재정확보를 모색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자연스럽게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구분을 불분명하게 할 것이다.

여섯째, 코스웨어 개발 지식벤처기업이 대학교육의 지원체제가 될 것이다.

코스웨어는 한 교과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강의와 학습, 실습, 개별학습, 팀활동 및 교수?학습매체 등에 관한 내용이 모듈화되어 한 코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구조화한 프로그램이다. 코스웨어 개발 전문 지식벤처기업은 코스웨어를 대학에 판매하거나 임대하고, 또는 강좌를 위탁운영하기도 할 것이다.

2. 2018년을 위한 대학개혁 전략

지금부터 2018년을 대비한 대학개혁 전략을 철저하게 마련하여 실천해야 한다. 여기서는 위에서 논의한 대학변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가. 대학의 수월성 창출

20세기가 벤치마킹 시대라면, 21세기 엑셀런스 마킹 시대이다. 엑셀런스 마킹이란, 조직이 가지고 있는 가장 우수한 장점을 찾아 가장 효율적인 노하우를 적용하여 초고품질의 효율성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부터 대학은 대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월성을 찾아 가장 적합한 노하우를 적용하여 고품질의 교육을 창출해내는 전략을 세워 실천해야한다. 그리고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여 대학의 새로운 이미지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나. 교수업적 평가체제의 혁신

지금 실시되고 잇는 교수업적평가제는 어떤 면에서 모든 교수진을 평균적인 교수를 만드는 일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대학의 발전은 교수의 능력에 달려 있다. 교수 개개인은 개성과 수월성을 가지고 있다. 교수업적평가제는 교수의 수월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개편되어야 한다.

다. 학생을 위한 지식근로능력 개발 프로그램 적용

지금 일터는 일대 혁신이 이루어졌다. 지식정보사회는 대부분의 일터가 기계화, 자동화, 컴퓨터 시스템으로 전환되어 대부분의 일들이 지식근로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직종이나 직업에 종사하던 간에 직업인이 지식근로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직업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어가고 있다. 대학은 지식근로능력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 일은 학생들의 직업능력을 지식근로 중심으로 향상시켜 취업이나 진로개척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현재 심각한 쟁점이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방지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라. 행정관리직의 지식근로자화

대학행정이 컴퓨터 시스템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일상적인 행정업무는 점점 소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행정관리직은 상담전문가, 프로젝트 지원 및 유치 전문가, 프로개발 전문가 등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숙련 지식근로자가 되어야 한다. 2018년경에 이르면, 대부분의 대학행정관리직은 숙련 지식근로자로 전환될 것이다.

한국 대학은 다양한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지역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지식근로자로서 행정관리직과 교수의 역동적인 팀 활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2018년은 혁신적인 대학에 황금의 시대를 열어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10-17 오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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