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생들은 다른 두 나라의 학생들에 비해 폐쇄성이 강한 집단주의(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있는 데 비해 일본 학생들은 선진 산업사회의 특징인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한국 학생들은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사이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각국 대학생들의 철학적 바탕은 국가관에도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다. 중국 학생들은 역사, 정치, 경제 등 국가체제와 관련된 모든 부문에서 매우 긍정적이고도 공동체적 사고를 보이는데 비해, 일본 학생들은 국가보다는 개인을 중시하고 국가로부터 개인을 분리하려는 성향이 엿보이며, 한국 학생들은 국가와의 일체감도 그렇다고 뚜렷한 개인주의 성향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중국 학생들은 다른 어느 나라 학생들보다 참전의식과 국가 지위에 대한 기대가 크고,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공공부문(정부 및 정치)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크다. 그리고 객관적 실적이 열등한 경제효율이나 사회복지에 대해서도 가장 크게 만족하고 있으며, 스스로가 자국의 정치‧행정의 경쟁력이 3개국 중 으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 학생들은 경제 및 기술면에서는 일본이 앞서간다는 선입견을 지니고 있어서 IT 분야에서도 일본이 한국을 능가한다는 주관적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 속에는 다분히 막연한 공동체 의식과 열등한 경제 현실에 대한 대국의 국수주의적 반발의식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일본 학생들은 참전의식이 가장 낮고, 미래의 국가지위에 대한 태도도 중립적이며, 조국에 대한 자부심은 더욱 낮다. 특히, 일본은 경제효율이나 사회복지 부문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중국보다 낮고, 스스로가 중국이 정치나 행정면에서 자국을 앞선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지난 날 국가나 조직 등 공동체를 중시하던 일본 사회의 전통이 위축되고 개인주의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경제적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정치 및 행정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함께 경제대국으로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한국 학생들은 국가체제와 관련된 대부분의 지표에서 중국과 일본의 중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중국 학생들보다는 못하지만 일본 학생들보다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나 장래 지위 향상에 대한 기대가 높고, 경제나 사회적 측면에서는 일본에 뒤지지만 IT분야에서 만큼은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객관적 실태와는 달리 경제 및 사회복지에 대한 만족도가 중국보다 낮고, 일본에 대해서는 막연한 긍정적 스테레오 타입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한국 학생들은 중국은 물론 일본 학생들이 중국의 정치‧행정을 가장 높게 평가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의 정치‧행정을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