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실은 이 회장가가 스스로 밝힌 것이 아니다. 전말은 고소사건으로 인해 아름아름 알려졌다. 이 회장의 사저가 들어설 대지 건넌 편에 이미 자리잡고 있던 또 다른 대기업 농심의 신춘호씨의 고소가 그 시발이기도 했다. 대학생들도 삼성 이회장일가의 주택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인이 어떤 집에 살고 있는지 그들의 삶이 어떤지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었기에 생길 수 있는 당연한 호기심이다. 그 때부터 이건희 회장의 타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소리들도 함께 번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는 행운의 기업가이다. 어느 독자의 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는 이렇게 썼다. “성공자의 집이 화려한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그보다 더좋으면 어때요. 대한민국 1등 기업회장이고 이런 분 10명만 있으면 우리국민 세금 한 푼도 안 내어도 되는데. 이회장님 같은 분이 돈이 필요 할까요. 대한민국을 세계일등 국가를 만드는것이 회장님의 꿈이 아닐까요. 이회장님에게 대한민국 국민은 격려와 칭찬뿐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업이 내는 세금의 쓰임새가 그 어떻든 간에 관계없이 이런 독자가 있다는 그 것 자체가 이건희 회장이 복받은 기업가이다.
기업가가 정당하게 번 돈을 당당하게 쓰는 것은 비난받아야 될 일이 아니다. 지금의 사회는 원시경제의 사회가 아니고 고도로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더욱더 그렇다. 원시경제에서는 개인이 공동체보다 더 두드러지게 사는 경우는 없다. 족장의 집이라고 해서 부족원의 집보다 더 웅대해야 되는 법이 없다.
모두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 공동체의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원시사회, 원시경제에서는 부족 모두가 함께 굶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어떤 개인 혼자만 굶어 죽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이들 부족원들이 행하는 경제적 행위들과 교환들은 상행위이기보다는 부족을 하나로 묶어두는 사회적 유대의 활동일 뿐이다.
그것을 지금말로 증여라고 하고, 그 증여가 바로 부족을 구하는 경제적 행위의 토대가 된다. 이 증여를 모르고, 어느 개인 혼자 개인적인 이익만을 독차지하려고 할 때 공동체는 무너지게 된다.
지금의 이 사회는 그런 부족국가의 사회도 아니고, 원시경제사회도 아니기에, 모든 기업가가 그런 증여만을 생각하며 기업을 운영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런 원시사회에서 통용되는 식의 증여활동을 하는 기업가를 보고, 사람들은 멋있는 사람, 혹은 무모한 기업인으로 부르곤 한다.
그런 기업가를 무모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일은 부당하다. 그들은 이 사회에 목탁이 되는 멋쟁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를 재산으로 보기보다는 경(敬)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사회에 대해 그들의 재산을 뻐기기 보다는 사회를 어려워하며 사회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재산을 누리는 것으로 보기 보다는 사회에 대한 배려로 보는 기업인들이다.그런 사람들을 꼽으라면, 당연히 증권가의 대부인 워렌 버핏이 그 명단에 들어가야 한다. 그는 46조원을 갖고 있는 빌 게이츠보다 약 5조원이 적은 41조원을 갖고 있는 기업인이다. 그는 돈의 위력보다는 돈의 쓰임새를 알고 있다. 그 역시 빌게이츠 못지 않게, 자기의 재력에 걸맞는 거대한 저택에 살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깊은 존경과 신뢰를 얻고 있는 기업인이다. 그 스스로 자기의 모국인 미국에게 빚지는 법을 넌지시 가르쳐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런 예우를 받고 있다. 뭐하나 제대로 조직되어 있지 않은 미국이라는 사회이기는 하지만, 그 사회로 하여금 개인의 노력에 경외하도록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 기업인이 바로 그였다.
그는 돈을 버는 기업가였지만, 미국사회를 위해 필요한 교육의 정신은 바로 남을 위한 봉사에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죽으면 그의 모든 재산 중 1%만 아내인 수전 버핏에게 남겨주고, 나머지 재산의 99%는 자녀들이 아닌 사회에 증여한다고 말했다. 위대한 결정이었다. 불행하게도 수전 버핏은 그것을 받기도 전에 이승으로 먼저 가 버렸다.
그러면서 그녀 역시 모든 재산을 사회에 증여했다. 버핏에 질세라 사회 이곳저곳에 조건없는 기부를 하고 있는 게이츠는 그전 만 하더라도 보통의 기업가적인 정신의 소유자였다. 사회사업가인 지금의 부인을 만나기전까지는 기부라는 단어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던 졸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가 게이츠가에 들어선 후부터 게이츠는 위대한 기부가로 변신했다.
그들은 이 시대를 멋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기업인이 갈 길이 무엇인지, 삶의 향기가 무엇인지를 사람들에게 넌지시 가르쳐 주고 있는 살아있는 “재신(財神)들이다. 그들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할 수 있었기에 그런 멋있는 일을 해냈던 것이다. 그들이 행했던 가장 어려운 일은 기부를 하겠다는 그 결심이 아니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따로 있었다. 그들의 주위를 맴돌며 이윤증식을 강변하던 측근 참모들을 따돌리는 일이 그야말로 가장 어려운 결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