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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백헌의 어원산책] 소나기
주로 여름철에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를 소나기라고 하는데 한자어로는 백우(白雨) 또는 취우(驟雨)라고도 한다. 이 소나기의 어원은 몇 가지가 전한다.

그 하나는 ‘소 내기’전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인데 이 설은 오래 전부터 전국에 널리 퍼져 있다.

옛날 어느 지방에 가뭄이 몹시 들어서 온 산야가 다 타들어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그 단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사는 두 농부가 각기 소를 몰고 들에 나와 하늘을 원망하면서 탄식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때 서쪽 하늘로부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두 농부 중 한 사람이 “저 것은 반드시 비를 몰고 올 구름이다.”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농부는 “거짓말!”하면서 이를 부인했다. 이처럼 서로 비가 온다거니 안온다거니 하면서 논쟁을 하다가 마침내 자기들이 몰고 온 소를 걸고 내기를 했다.

그런데 그 구름은 마침내 두어 시간 동안 세차게 비를 뿌리고 지나감으로써 그 고장은 가뭄을 면하게 되었고 내기에서 진 사람은 이긴 사람에게 약속대로 소를 건너 주었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그 뒤부터 잠시 구름이 지나가면서 집중적으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비를 소(牛)를 걸고 내기를 해서 내린 비라고 하여 ‘소내기’라고 했는데 뒤에 ‘소나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문헌이나 방언 등에 근거한 설이다.

문헌에 근거한 설 가운데는 고려가요 ‘동동’이나 두시언해(杜詩諺解)에 나오는 그릇을 거꾸로 기울여 속에 든 물건을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게 하는 ‘소다’와 흘러내리는 냇물 ‘나리’의 합성어 ‘소나리’에서 ‘소나기’가 나왔다는 설로서 소나기를 ‘쏟아지는 내’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천둥을 뜻하는 함경도 방언 ‘소낙’에서 왔다는 설과 날짜에 따라서 네 방위를 돌아다니며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인 ‘손’(손 없는 날 하는 손)과 있는 힘을 다하여 모질게 마구 쓰는 기운인 ‘악’이 결합된 단어라는 설이 있다.

이와는 달리 조항범 교수는 ‘소나기’를 ‘쇠나기’에서 나왔다고 새로이 문헌에 근거한 설을 주장하고 있다. 즉 ‘쇠나기’는 ‘쇠+나기’로 분석하여 ‘쇠’는 고어로서 ‘매우, 심히’라는 부사이고, ‘나기’는 ‘출(出)’의 의미를 갖는 동사 ‘나’에 접미사 ‘기’가 결합된 어형으로 보았다. 따라서 ‘쇠나기’는 ‘심히 내리는 것’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급하고 세게 내리는 비’ 곧 ‘급우(急雨)’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6-08-19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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