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신영복(65) 교수가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8일 고별 강의를 했다.
교내 대성당에서 열린 이날 강의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시민 등 300여명이 몰려 신 교수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며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의에서 신 교수는 "세상을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것"을 강조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사람은 머리만 있어서는 안 되고 따뜻한 가슴도 함께 가져야 한다"며 "비판적인 담론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고 인간적인 애정이 함께 담겨 있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의 담론과 사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의 주제는 '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뜻의 '석과불식(碩果不食)'. '주역'의 박괘(剝卦) 부분 효사(爻辭)에 나오는 석과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마지막으로 남은 과실을 뜻한다.
신 교수는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징되는 세계화의 물결로 인해 야기된 지금의 위기상황이 석과를 연상시킨다"며 "하지만 마지막 과실의 씨가 이듬해 봄에 새싹이 되어 땅을 밟고 일어서듯 진정한 희망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어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나목(裸木), 즉 우리 사회의 경제적 구조와 정치적 주체성, 문화적 자존을 냉정하게 직시한 다음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인 '사람'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20년 간 복역한 뒤 1988년 가석방돼 이듬해부터 17년 간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는 "정년을 스스로를 다그치는 상징으로 생각하는 만큼 성공회대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숲으로 푸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석좌교수나 명예교수로 성공회대에 남아 계속 학생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