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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입제도 논란 가속
[2008 대입] 고교등급제, 본고사 부활 등 공방
10일 오후 부산대서 두번째 공청회 열려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 발표이후 10일 오후 부산대에서 두 번째로 열린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대학별 논술과 면접 강화로 사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수능과 학생부 반영, 고교등급제 등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제기했다.

미리 배포한 자료집에서 지정토론자들은 수능반영의 경우 5등급으로 낮춰야 한다는 측과 15~18등급으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으며, 고교간 학력차를 반영하고 대학에 선발권을 일임해야 한다는 견해와 고교등급제를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이번 개선안이 방향 설정은 긍정적이나 시행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이달말로 예정된 대입제도 개선방안 확정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 고교등급제 논란= 대학측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권연진 부산대 입학부처장은 “고교간 학력격차가 엄연한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수인재 선발이라는 대학의 입학전형 목적과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권 부처장은 “내신성적 산출시 비교과영역에, 서류전형때 특목고나 비평준화 명문고 출신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준다면 제제를 가할 방법이 없다”면서 “고교등급제 금지 취지가 옳다고해도 대학들이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적용할 수 있게 융통성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심성보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상임공동대표(부산교대 교수)는 “어느 지역에서 졸업했느냐가 입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고교등급제가 실시될 경우 지역적 계층적 불평등이 고착화될 것”이라며 “고교등급제는 법적으로 금지시켜야 하며 이를 위반한 대학에 법적 소송을 걸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진 부산국제고 교사는 “고교등급제를 면접이나 서류 심사 등에 활용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고, 김정숙 참교육을위한 전국학부모회 부산지부장도 “불법적으로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대학에는 교육부가 강력한 책임을 묻고 철저한 재발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고사 부활될 것 = 한국교총측 토론자로 나선 김복출 동아고 교사는 “대학마다 다양한 입시제도를 적용한다면 상위권 대학을 겨낭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새로운 과외에 투자하게 된다”며 “개선안 대로라면 정시모집조차 내신, 심층면접·구술고사, 논술 등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연진 부산대 입학부처장은 “대학으로서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내신과 수능 비중은 낮추고 필답고사 형식인 논술이나 심층면접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서울대 논술반 및 심층면접반 등 대학별 논술반 및 심층면접반 식의 과외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발 나아가 권 부처장은 “단 몇 분간의 면접·구술시험으로 합격, 불합격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사교육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필답고사형 본고사를 금지한다면 대학은 눈 감고 학생을 선발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태진 부산국제고 교사는 “본고사와 유사한 적성검사나 논술, 심층면접이 더욱 강화돼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해칠 가능성을 사전에 분명하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 내신 신뢰성 논란 = 김복출 동아고 교사는 “현재도 학생부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병기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대학들이 고교간 학력차를 내세우며 평어를 주로 전형자료로 반영하고 있어 고교에서 성적 부풀리기에 나서는 것”이라며 “새 안에 따르더라도 고교 쪽의 성적 부풀리기는 원천적으로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진 부산국제고 교사는 “‘원점수+석차등급 표기제’는 현행 5단계 성취도 평가보다 변별력이 높아 선택교육과정의 이수 결과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 ‘원점수’도 전형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과 9등급 평가시 소수 선택과목 이수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해결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숙 학부모회 부산지부장은 “수능보다 내신 비중을 강화하겠다는 안에는 전격 동의한다”면서도 “학생부가 신뢰를 받으려면 ‘교과별 평가’가 아니라 ‘교사별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입시학원의 ‘내신대비반’ 모집이 가능한 까닭은 학교별 교과별로 일제히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수업과 평가의 교사별 편차가 다양하게 드러나게 되는 교사별 평가제도가 실시된다면 사교육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보 부산교대 교수도 “교사 스스로 평가 결과에 책임을 지게 하는 ‘교사평가제’를 도입하고 여기에 학부모가 참여하게 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권연진 부산대 입학부처장은 “내신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새 대입제도의 성공 열쇠는 교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달려 있다”면서 “교사들이 학교별로 교수-학습계획 및 평가계획을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능등급 최소화-세분화 '팽팽'= 권연진 부산대 입학부처장은 “수능 점수야말로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가장 공평한 제도로 수능 9등급보다는 더 세분화된 15등급 내지는 18등급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박홍권 부산광역시교육청 장학사도 “학교간 격차가 존재하는 여건하에서는 객관적 신뢰성을 갖고 있는 수능의 등급을 좀더 세분화하는 것이 고교등급제를 방지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태진 부산국제고 교사는 “9등급제는 대학의 전형방법 다양화와 학생의 학습 부담 경감에 기여할 것이며, 5등급인 현행보다는 변별력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9등급제가 전형자료로서 어느 정도 변별력이 있는가가 밝혀져야 수험생들의 불안감이나 진학지도의 혼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숙 학부모회 부산지부장은 “수능 9등급제는 과목별 9등급으로 대학에서는 전과목 1등급 학생을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여전히 변별력이 있는 수능시험이 존재하는 한 학부모의 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능을 폐지하거나 자격고사화해야 하며, 시행이 불가피하다면 그 등급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개선안 확정 늦춰야= 권연진 부산대 입학부처장은 “교육부는 대학에 실질적인 학생선발 자율권을 주되,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부산국제고 교사는 “학생선발의 특성화·전문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입전형을 담당할 전문인력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복출 동아고 교사는 △대학별 신입생 선발방법을 문서화해 제출하도록 하고 △7차 교육과정인 2005학년도 입시결과를 토대로 충분한 연구를 해야 하며 △교사 여건 개선과 입시사정관제 도입, 고교·교육청·대학간 협의체 운영 등이 사전에 검토된 후 개선안을 확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새로운 제도가 완벽하게 마련될 때까지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그 보완책의 일환으로 수능을 15등급 정도로 세분화해 입학정원의 50%는 반드시 수능과 학생부 성적만으로 선발하게 함으로써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입시제도의 변화는 대학의 서열화를 파괴해야만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면서 “대학도 고교처럼 여러 특수목적대학으로 통폐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우선 전문화, 특성화시켜 가면서 점진적으로 서열화를 없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보 부산교대 교수는 국공립대학 공동학위제 또는 공동전형제 같은 근본적 처방이 없는 한 사교육은 줄어들지 않고 형태만 바꿔가면서 다시 생겨날 것이라며 “대학입시를 바꾸는 것은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으로 장기적인 논의를 위해 범국민적인 논의기구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태중 전교조 대구지부 정책실장도 “교육부만의 일방적 졸속추진이 아니라 충분한 논의를 통해 2009년부터 적용될 수 있는 개혁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범국민공동안 마련을 위해 정부, 교원노조, 시민사회단체로 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4-09-10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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