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권력의 남용과 비슷한 뜻일 듯하지만 보다 분석적으로 보면 다른 의미인 듯 하다. 고유한 권력의 월권적 행위라기보다는 시대의 한 산물이자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까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문화에 이르기까지 지배구조는 청와대 중심체제라 말할 수 있다. 이른바 '각하의 명령과 지시'는 법을 넘어서는 집행력과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 때로 그것이 생산력으로 바뀌는 적도 있었지만 구조적 붕괴를 몰아오는 '쓰나미'로 폭발했다. 지난 20년에 걸친 국가적 파란만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청와대 권력의 '해체'는 필연적 귀결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의지가 아니라 시대가 압박하여 산출한 것이다. 어떻든 떠나는 홍보수석은 청와대가 이제 권력을 휘두르지 않으니까 대신 검찰과 언론이 권력을 '초과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호랑이가 물러나자 여우가 호랑이 행세를 한다는 격이다. 비단 권력에서뿐 아니라 기득권자가 '자리'에서 밀려나는 경우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런 각도에서 검찰 권력과 언론권력을 바라본 것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권력집단의 감성을 말할 충분한 이유는 있다고 본다.
문제의 핵심은 그럼 과연 검찰과 언론은 '오버' 혹은'초과'하고 있느냐는 문제이다. 답을 줄이면 그것이 어느 쪽 예컨대 좌냐 우냐를 떠나서 분명히 초과권력이 행사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집단도 권력지배의 여러 축 가운데하나 들이기 때문에 많은 특권을 누려 온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이익은 물론 경제적 이익까지 포함된다. 지배구조의 '왕초'가 월권금지 압력을 받고 있는 처지이고 보면 이 두 권력도 마찬가지다. 개인적 특권과 신분의 이익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공백감이 등장한다. 이 공백감을 메우기 위한 권력의 '풍선불기'가 시작된다는 논리이다. 두 권력이 생명으로 삼아야 할 진실은 왜곡되고 은폐되고 조작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어두웠던 독재시대의 은폐와 기만과 조작이 전혀 다른 지배구조에 의해 생성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청와대를 떠나는 홍보수석은 어쩌면 피해자적 입장에서 이 담론을 편 게 아닌가 싶다.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으니 아마도 '최후변론'이 필요했을 지 싶다. 자신의 말처럼 '청와대 논객'으로 직책을 설정했던 만큼 그녀의 '초과권력론'은 분명 메시지가 있다. 이런 저런 꼬십들은 확대 되면서 정작 언론자신의 이 심각한 문제가 무관심 혹은 정치적 이유로 기자사회나 언론학계에서 '자연스런 침묵' 속에 가라앉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