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수사 초기 단계인 현재로선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을 중심으로 진실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불법 관련자들에 대해 어떤 혐의가 적용될지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상태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처럼 논문 조작, 허위 연구계획서 제출, 허위 논문에 근거한 연구비 수령 등 학계에서 종종 불거지는 비리에 대해 사기,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대부분 법원에서 '솜방망이' 선고를 받았다.
법원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을 부과하면서도 피고인의 교수직 사퇴, 명예 실추 등 학계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사후 조치를 감안해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던 것이다.
횡령죄의 경우 돈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려는 불법 영득 의사가 확인돼야 한다는 이유로 법해석을 엄격히 해 입증이 안될 경우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 사례를 보면 대전지법이 지난해 연구비를 허위 신청해 국가보조금으로 조성된 학교 예산을 챙긴 모 사립대 교수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장기간 축낸 학교 예산은 국가보조금으로 조성돼 대학 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피해자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적으로 착복한 정황이 없고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하며 학자로서 명예도 실추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을 유예했다.
대구지법에서는 지난해 허위 연구계획서를 제출해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모 국립대 교수에게 사기죄는 인정했지만 피고인이 해임됐고 가로챈 돈을 변제한 점 등을 감안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수원지법은 지난해 특성화사업 지원금 횡령 혐의로 기소된 모 사립대 교수에 대해 대학으로부터 받은 돈을 개인 계좌에 입금하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했다고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불법영득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학 교수 비리에 관대한 재판 관행에 비춰 줄기세포 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하는 연구원이나 교수 등도 선처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처벌수위를 속단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줄기세포 조작사건의 경우에는 정부 및 민간 분야의 지원 규모나 국내외적 관심도 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학계 비리는 범행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마다 달라 판결이 일정한 양형 기준에 따라 이뤄진다고 보기도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과거 사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참고가 될 수 있지만 이번 줄기세포 조작사건의 경우 수사가 좀 더 진전돼야 구체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