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세계 선진 각국의 올해 고등교육의 주요 현안 내지 쟁점 또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의 수월성 확보 및 고급인력 육성, 학문의 실용화와 대학의 자본주의화, 세계화 흐름에 부합할 수 있는 인적자원과 교육프로그램의 유동성 촉진, 새로운 과학기술시대에 편승할 수 있는 첨단과학정보기술의 신장 및 활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월성 제고 및 대학의 특성화와 기업화, 대학의 자본주의화를 위한 대학의 상업화와 학문의 실용화, 세계화와 복합문화주의에 편승한 고등교육의 유동성 촉진, 그리고 첨단과학정보기술 신장을 위한 노력이 최근 서구 선진국들의 대학교육의 주요한 교육적 동향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정책입안자나 교육 행정가들도 교육 재정 확충, 공사립고등교육기관의 특성화 및 자율성 확립, 대학의 국제화 및 기업화, 학문의 실용화 혹은 상업화, 그리고 그 밖에 거시적 혹은 미시적인 교육정치학적 요인들을 병술년의 주요한 현안 내지 쟁점으로 인식하리라 본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의 한스 슈에츠(Hans Schuetze)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21세기 고등교육에 있어서 연구와 학문의 실용화 및 응용화, 국제화, 대학의 상업화는 범세계적인 추세이다. 세계화는 이미 지구촌을 ‘글로너클(glonacal)화’하여 각국의 고등교육기관은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국제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고, 대학은 자본주의화의 파고에 밀려 기업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학문의 실용화 바람에 인문학은 고사에 직면하게 되고, 자연과학은 상업화의 깃발을 더 높이고 있다.
세계화 내지 국제화가 서구화의 허리케인이라면 대학의 상업화와 기업화는 서구 자본주의의 쓰나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학문의 응용화 내지 실용화는 메모니즘(mammonism 황금만능주의)의 부산물이지도 모른다.
한 때 혹자는 “유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말했다. 과연 우리 대학이 유학의 인문주의 숭상의 학문적 전통을 죽이고 자본주의와 실용주의에 바탕을 둔 서구화, 기업화, 그리고 상업화되어야만 살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자.
인문학을 고사시키고 자연과학만으로 학문의 꽃을 피우고 실용화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 냉철하게 생각해보자. 한국의 대학이 세계화와 자본주의화라는 이방의 강풍과 파고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휩쓸린다면 우리 대학의 정체성과 특수성은 머지않아 뿌리 채 뽑힐지도 모른다.
특히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대학의 기업화 내지 학문의 상업화는 선택사항이 아닐까? 그렇다면 세계화엔 우리 문화의 전통과 정체성을 견지하면서 대학이 능동적으로 이에 편승하고, 대학의 자본주의화엔 각 대학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살릴 수 있도록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자생력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높이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