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의 핵심인 ‘아양’이란 ‘아얌’이 변한 말이다. 아얌은 겨울에 부녀자들이 나들이 할 때 추위를 막으려고 머리에 쓰는 방한구인 이엄(耳掩)의 하나를 말한다. 이엄은 원래 귀까지를 덮는 것이었으나, 아얌은 귀를 내놓고 이마만을 덮고 있어 특별히 액엄(額掩)이라 불렀다. 따라서 아얌이란 이 액엄이란 단어가 우리말로 변화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일부 사전에는 아얌의 원말이 이엄(耳掩)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것은 나중에 생긴 것이고 액엄이 아얌의 원말이라 함이 옳은 것이다. 액엄은 이마를 가린다는 뜻이니, 남녀간에 내외하는 풍습이 엄격했던 당시에 이것을 쓰면 얼굴이 가려져 여자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여인들이 즐겨 썼던 추억의 모자인 셈인데 지금은 추석이나 설 그리고 큰 행사 때 어린 소녀나 젊은 여인들이 화려한 한복 옷차림에다 머리에 이 아얌을 쓰고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 모자(사실은 변형된 것이지만)를 아얌이라고 아는 이는 드물다.
원래 이 아얌은 겉은 고운 털로 되었고, 가장자리에는 2~3㎝의 검은 털로 선을 둘렀다. 뒤에는 긴 드림을 늘어뜨리는데 이 드림을 아얌드림이라 했다. 댕기와 비슷한 검은 자줏빛 아얌드림에는 밀화(蜜花) 또는 금판(金版)으로 만든 매미를 군데군데 달아 장식했다. 또 앞이마와 뒤에는 자주 또는 검정색 조영(組纓)이나 산호주(珊瑚珠)를 꿴 끈이 달려 있고 끝에 술 장식을 드리우고 있다.
이처럼 현란하게 생긴 아얌을 예쁜 여인이 쓰고 머리를 조금 흔들면 술 장식과 아얌드림이 가볍게 떨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되므로, 남에게 잘 보이려고 간사스럽게 행동하는 모양을 빗대는 말로 바뀌었다. 따라서 ‘아양을 떨다’의 원형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아얌을 흔들다’였다. 그것이 뒤에 아얌은 ‘아양’으로 바뀌고 ‘흔들다’는 경망스런 행동을 나타내는 ‘떨다’로 바뀌어서 지금처럼 ‘아양을 떨다’는 말로 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