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일, 최재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만5천원.
‘대담’은 2001년 6월에 선보인, 돋보이는 대담집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를 곧바로 연상케 한다. 당시 김우창, 최장집, 김춘수, 이윤기, 탁석산, 함인희 등 각계에서 ‘방구 깨나 뀐다’는 인사 26명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눴다.
‘우리 시대의 삶과 꿈’이라는 조금은 공허한 주제를 갖고 시작한 이야기판은 이내 이들 면면과 어울리게 넉넉한 구획을 긋고 풍성한 알갱이들로 그 공간을 찬찬히 채워나갔다. 이야기판은 13개의 장으로 넘나들면서 온화한 숨결로 읽는 이들을 감화시켰다. 보기 드문 교양서.
우연일까. ‘대담’의 출발이 2001년이다. 그때 미처 나누지 못한, 보다 깊은 이야기가 남은 탓일까, 당시의 감동을 고스란히 잇고 싶은 바람에서일까.
이번 대담의 당사자인 도정일 경희대 교수와 최재천 서울대 교수는 2001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이어진 10여 차례의 대담과 4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의 내용을 채웠다. 책의 구성 역시 주제에 따라 13개의 장으로 재구성했다.
두 책의 차이점은 대담자가 26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었다는 것과 책의 두께가 4백69쪽에서 6백16쪽으로 더 늘었다는 것이다. 대담자가 준 것은 아쉽지만 대신 두 사람이 보다 ‘전투적’으로 본연의 임무에 임했다. 화제의 논점을 첨예하게 다듬고 주고받은 대화의 양을 보다 늘였다.
책이 두꺼운 만큼 깊고 풍성하다. 도 교수와 최 교수는 각각 문학비평과 동물행동학 분야에서 가히 독보적인 존재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의 부제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라는 문장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인문’과 ‘자연’이 ‘만남’이라는 대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적어도 이 책 속에서만은 분명 그렇다.
인문학자의 몸짓에서는 생태계 파괴현상에 대한 우려가 고통스럽게 배어나기도 하고 과학자의 입에서는 다양성을 전제로 한 공생의 문화가 주창되기에 이른다. 어쩌면 모든 학문의 지향이 현재의 인간다운 삶에 맞춰져 있기에, 이는 자연스러운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학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13개의 화두들은 하나같이 논의의 범위는 물론 시의성 면에서도 융숭한 사유의 공간을 마련해 준다.
참고로 각각의 화두는 다음과 같다. 즐거운 몽상과 끔찍한 현실-인문학적 본성과 자연과학적 본성,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인간의 탄생을 어떻게 설명할까, 생명복제 이제 인간만 남은 것인가, 인간 기원을 둘러싼 신화와 과학의 격돌, 유전자(DNA)는 영혼을 복제할 수 있는가, 인간 거짓말과 기만의 천재, 예술과 과학 진화인가 창조인가, 동물의 교미와 인간의 섹스, 판도라 속의 암컷 이데올로기 속의 수컷,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소설인가 과학인가, 다양한 생명체와 문화가 공존하는 세상, 21세기형 인간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공생인간)의 번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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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풍익의 유장한 문장은 이충구와 이성민의 맛깔스러운 문장으로 다듬어졌고 28편의 생생한 금강산 그림은 조선미 성균관대 교수, 이태호 명지대 교수, 김풍기 강원대 교수 등의 해설과 함께 실렸다. 성균관대출판부, 2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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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한양대 교수 등 국내외 학자 29명이 참가했다. 책세상, 2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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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지구를 대지의 여신 ‘가이아’로 칭하고 있다. 이지북, 1만7천5백원.
● 공연, 음악,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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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명의 황해도 신천 군민 가운데 3만5천여명이 학살된 ‘신천사건’을 다루고 있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전 세계의 공분을 샀던 ‘미라이 학살사건’의 희생자가 5백여명이었음을 상기한다면, 신천사건이야말로 세기적인 학살사건인 셈이다.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으로 퇴각하게 된 공산계열이 우익인사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여기에 맞서 우익들이 다시금 무장봉기를 일으킨다. 한 마을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참극이 되풀이된다.
그리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왜 이토록 복수심에 불탔을까?
1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2)762-0010.
◆육분의 륙=배우 유지태가 연극 무대에 두 번째로 도전한다. 제목 ‘육분의 륙’은 ‘확률 100% 살육 게임’을 가리킨다.
목숨을 건 러시안룰렛 게임마저 향락의 도구로 삼는 재벌 2~3세들의 사교 파티 현장이 무대에 고스란히 올려진다. 히치콕의 영화 ‘로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내년 1월 1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02)541-4519.
◆마리아 마리아=예수를 유혹하는 대가로 밑바닥 생활을 청산하고 로마행을 꿈꾸는 창녀 마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
‘주문을 걸어’의 박혜경과 락그룹 부활의 리더보컬 출신인 박완규가 무대에 함께 오른다.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 극본 및 작사상, 음악상 등 4개 부분 수상작.
내년 1월 8일까지 나루아트센터. 1588-9088.
◆컨페션 온 어 댄스 플로어=요부에서 아르헨티나의 옛 영부인 ‘에비타’로, 다시 이라크 전쟁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는 전사로 파격적 변신을 거듭해온 마돈나가 새 앨범 ‘컨페션 온 어 댄스 플로어’를 들고 돌아왔다.
음반의 주조는 댄스 음악. 마돈나가 다시 80년대 ‘라이크 어 버진’ 풍으로 되돌아갔다. 팝의 최신 경향 역시도 복고인 셈.
◆꽃과 여인=한국은행의 소장 미술품 전시공간인 한은갤러리는 내년 5월 7일까지 ‘꽃과 여인’전을 개최한다. 심형구 화백의 1937년작 ‘수변’을 비롯해 여성과 꽃을 주제로 그린 유명 미술인들의 인물화, 정물화 17점과 조각품 2점 등 총 19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