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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백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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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칼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두루두루 막 입을 수 있는 옷 '두루마기'
‘경을 치다’ - 문신해 치욕주는 형벌에서 유래

우리가 남을 호되게 꾸짖거나 질책을 하든가 벌을 줄 때 ‘경을 칠 놈’이란 말을 사용한다. 이 ‘경을 칠 놈’의 사전적 의미는 ‘경칠 짓을 한 놈’ ‘심한 고통을 당하여야 할 놈’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원래 ‘경(?)이란 ‘얼굴에 자자(刺字)한다’는 뜻을 지녔다. 따라서 ‘경’이란 그 뜻대로 과거에 범죄자의 몸에다 전과자(前科者)라는 사실을 문신(文身)하여 치욕을 주는 형벌인 것이다.

영조(英祖) 이전에는 나랏돈이나 세금을 횡령한 관리 즉 세금 도둑(稅盜)에게는 오른쪽 팔뚝에 그 경을 쳐서 죽을 때까지 지울 수 없게 하였다. 가로 세로 1치 5푼 크기의 글자를 문신이라고 하는데 횡령한 종류에 따라 도관전(盜官錢: 관청 돈을 도둑질한 사람), 도관량(盜官糧: 관청 양곡을 도둑질한 사람), 도관물(盜官物: 관청 물건을 도둑질한 사람) 등으로 분류하여 새겼다.

영조시대에 이르러 이 제도가 가혹하다는 여론에 따라 폐지되었지만, 고려조에는 팔뚝이 아닌 이마나 얼굴에 새김으로써 종신토록 망신을 시켰던 것이다.

이렇게 이마나 얼굴에 바늘을 찌르고 먹물을 넣어 영원히 변하지 않게 하는 이른바 자자형(刺字刑), 즉 문신을 하였으니 포교(捕校)들이 자주 이들을 찾아와 괴롭게 감시를 하였을 뿐 아니라 얼굴에 문신이 있기 때문에 전과자라는 것이 표시가 나서 함부로 백주에 대로(大路)를 활보하고 다닐 수가 없었다.

당시는 체면이 제일로 삼던 시대이었으므로 조상의 제사는 물론 친족간에도 왕래를 꺼렸다. 그들은 아무리 문신을 가리려 해도 남들이 먼저 죄인임을 알아보기 때문에 거리에 함부로 나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설사 함부로 거리에 나갔다가는 동네 사람들의 지탄은 물론 심지어 동네 어린 아이들까지도,

“저 이는 경을 친 사람이야!”

하고 침을 뱉고 지나갔으며 그 집 아이들까지도,

“저 놈은 경친 놈의 자식이니 같이 놀지 말자.”

하고 따돌림을 하였다.

이처럼 경을 친 죄인은 그 자식에게까지 대물림을 하여 고통을 당했던 것이다.

이러한 뼈아픈 내력을 지닌 ‘경을 치다’는 말이 지금은 그 뜻이 많이 변해서 자식들이 약간의 실수를 했을 경우도 ‘경을 칠 녀석’이라고 사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두루마기’ - 두루두루 막 입을 수 있는 옷

사전에 보면 두루마기는 한복의 외출용 웃옷으로 그 말은 ‘둘?두르(圍)+우(접사)+막(防)+이(접사)’로 분석된다고 적혀 있다.

이 두루마기는 과거 양반들이 입던 속옷으로서, 바지와 저고리의 위에 이 옷을 입고 다시 이 옷 위에 도포를 입고 다니던 일종의 외출복이었는데, 평민(平民)들은 도포를 입지 못 했기 때문에 주로 이것을 겉옷으로 사용해 왔다.

두루마기가 생기기 이전에 입었던 두루마기 형태의 옷은 현재 전통상례 때 사용하고 있는 상복(喪服)처럼 소매가 넓고 화장이 길었으며 세 자락, 네 자락으로 터져 따로 덮게 되어 있었는데 세 자락은 장옷, 네 자락은 중치마 도포라 하였다.

조선조 고종(高宗) 21년 갑신(甲申 1884) 윤 5월에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이 의복제도를 크게 개혁하였다. 이 때부터 장옷, 통치마, 도포 등의 착용을 폐지하는 한편 넓은 소매를 좁게 하고 기장을 짧게 만든 간편한 두루마기를 고안하여 겉옷으로 삼게 하였다. 이 옷을 두루마기(周衣) 또는 착수의(窄袖衣)라 했는데 그것이 일반인들의 외출용 두루마기가 된 것이다.

당시에 나라에서는 간편하면서도 실용적인 옷을 권장하기 위하여 전국적으로 현상을 붙여 공모했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포목(布木) 한 필(疋)만 주시면 상하의(上下衣) 한 벌과 이불 한 채를 만들어 오겠습니다.”

라 하는지라 한 필을 내어주니 얼마 후 솜을 넣어 두루마기를 만들어 왔다.

그 옷을 입어보니 매우 간편할 뿐 아니라 입고 있으면 상하의가 되고, 잘 때에는 이불을 대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땅한 옷으로 채택했다. 그러고 난 뒤 그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 것인가를 숙의한 끝에 두루두루 막 입을 수 있는 옷이니까 ‘두루막’이라 하자고 결정하였다.

그 뒤 그 말이 점점 변하여 ‘두루막이’가 ‘두루마기’라 불리게 되었다.

송백헌 칼럼 | 입력 : 04-04-24 오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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