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을 뽑는 일은 사립대학의 경우 대학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다. 대학총장 선출 과정에 이해관계집단들이 각가지 목소리를 낼 수는 있다. 그렇기는 해도, 자질을 갖춘 총장을 선임해야 될 책임이 있는 기구는 끝내 재단이다. 대학 재단은 된욕을 적게 먹을 대학총장을 뽑아 놔야 될 권한이 있다. 그것은 재단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의 고뇌도 여간 깊은 것이 아니다.
우선 대학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총장은 전략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대학이 무엇을 하는 곳이며, 대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될 방향과 목표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대학의 발전을 특화시킬 수 있는 각가지 방향과 과제들을 세분화 시킬 수도 있어야 하고, 나름대로 학문 분야에서의 문제 의식도 갖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자를 존중하고 우대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모두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대학에 대한 비전이 분명해야 한다.
두 번째로 대학총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목표달성 욕구였다. 대학 총장이 되면 그 후부터 그의 모든 대학경영은 통계치로 제시되어야 한다. 달성해야 될 목표를 통계로 약속하고, 그의 업적도 통계로 평가 받아야 한다.그 정도로 그의 계획이 구체적이어야 하며, 예측력도 함께 갖고 있어야 한다. 총장이 되기 전에 제안했던 각가지 약속들이 구체적인 현실로 실현되도록 만드는 경영의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세 번째로 대학총장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대학사회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이다. 대학은 이미 거대한 교육서비스 업으로 바뀐지 오래되었다. 대학은 몇몇 소수의 엘리트나 길러내는 그런 교육의 장으로 만족하기에는 사회가 너무 변했다. 대학은 연구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평생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이제 대학은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지역사회와 새로운 교육적인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그래서 대학의 도서관시설이나 체육시설, 문화시설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교육적 인프라로 간주하고, 이것을 대학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개방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학총장의 평생교육관이 확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총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의 휴먼스킬이다. 총장도 인간이기에 수많은 대학인들과의 만남과 관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서 그의 독선은 용납이 될 수 없다. 자기의 품격을 자기 스스로 지켜야 한다. 성차별에 대해 무지하거나, 유머스러운 사람이랍시고 음담패설이나 해대는 사람이라면 총장으로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다. 대학공동체는 사변에 강하고 신뢰에 약하다. 대학 구성원에게 믿으라고 강요한다고 해서 그들이 총장을 자동적으로 믿지는 않는다. 대학 총장은 대학사회의 믿음 그자체가 될 정도로 듬직스러워야 한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한없는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바람직한 총장의 자질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제시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총장들의 역량 평가중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한가지 부문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총장의 통계력 마인드 부문이었다. 구슬을 세말씩 나열해 놓을 줄은 알았지만, 그것을 하나로 꿰어 보배로 만들어 놓는데는 거의가 실패했다. 그런 사람을 총장으로 뽑았던 대학들의 대부분이 경쟁력없는 대학들로 뒤쳐져 왔다는 뼈아픈 과거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