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칼럼/이슈 홈

목록
프린트 스크랩
천세영 칼럼
천세영 칼럼

- 한국교육개발원(부연구위원, 연구팀장)
- 미국 피츠버그대 국제교육연구소 초빙연구원(풀브라이트 재단)
-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교육행정 전공)

[천세영 칼럼]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대학의 경쟁력에 대한 이견과 오해
천세영(충남대 교수/본지 전문위원)
고등교육의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의가 필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왜 우리 나라의 대학들이 경쟁패러다임을 수용하지 않는가에 대한 이견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그러한 이견들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 한계나 현실적 이해주장을 지적하고들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그룹은 경제계와 대학을 관장하고 있는 정부 관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대대체로 두 가지 정도의 논리적 한계가 드러난다.

첫째 그들의 얘기들이 대개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근거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론과 과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바라는 바의 경쟁이 없는 한국 고등교육’이 사실(reality)이라면 그 사실은 ‘부러운 모습의 경쟁이 있는 미국 고등교육’도 또 다른 사실일 뿐이며, 양자는 서로 다른 사실이다. 그러므로 왜 우리의 고등교육은 그러한 사실을 구성(construct))해왔는지 검토하고 우리의 사실에 맞는 이론과 과학을 정립해야 하고, 그에 기초하여 처방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예만 들면 우리 대학의 교수들은 왜 보다 엄정하게 학생에게 F 학점을 주지 못하는가를 생각해보자. F 학점을 주게 되면 그것은 곧 학생수의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학생수의 감소는 절대적인 재정원천 삭감과 재정파탄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둘째 그와 같은 얘기들이 이론과 과학에 근거하지 않다 보니 자연히 논리는 정치적인 주장으로 변질되어 간다. 종국에는 ‘무사안일 혹은 자기보신’에 빠져있는 교수들과 대학에 그 모든 책임을 귀인하고 심하게는 마녀사냥론으로 옮아간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대학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몇 가지 이슈들을 재검토해보자. .

우선 지방대의 경쟁력 문제를 생각해보면, 그 원인이 사실은 대학 내적 원인에 기인하기 보다는 대학 외적 사회경제적 구조의 취약성에 있다. 지방대의 위축은 지방경제사회구조의 위축을 재순환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여 있다. 이를 선순환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지방대의 문제를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균형발전의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과감한 역차별정책을 써야 할 것이다. 사립대의 취약성 또한 국가의 국립대학에 대한 상대적 보호정책으로 인한 피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전문대의 취약성 또한 직업교육정책의 실패로 인한 것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대학경쟁력의 전략으로 흔히 제시되고 있는 등록금 자율화와 인상책 또한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우리는 대학등록금 수준이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적정한 수준인가 보다 신중하게 물어보아야 한다. 현재 대학 등록금 인상은 조세저항에 버금가는 정치적 저항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미국 대학의 예를 들지만 평균적으로 등록금이 전체 재원의 30% 수준인 미국대학의 재원구조와 90%에 육박하는 한국대학의 재원구조만 비교해보면 금방 등록금 저항이 이해된다.

등록금 재원 증대가 대학재원의 중요한 전략일 수는 있지만 상대적인 사회적 부조정책, 곧 대대적인 장학금 보전정책이 뒤따르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대체로 우리 나라의 대학들은 등록금 기준으로 볼 때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인상 요인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국가는 그러한 인상분 모두를 학생에 대한 장학금으로 지원한다면 대학은 필요 재원 확보를 위해서라도 학생을 상대로 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다.

사실상 우리 나라 고등교육의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이며 관건적인 요소는 대학의 자율적 역량 제고를 무작정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규제를 과감히 푸는 일이다. 대표적인 정부규제로서는 대학입시제도이며 그 다음은 국립대학에 대한 국가지배일 것인데, 사실 이 두 과제는 현재적 상황에서는 매우 수용하기가 어려운 과제로 보인다. 당장 정부로서는 규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대학들은 규제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이렇게 서로 다른 상황 인식이 타협점을 찾기 전까지는 대학 경쟁력 이슈는 정치적 공넘기기에 그치고 말뿐, 실질적 경쟁력 강화는 지난할 것이다.

천세영 칼럼 | 입력 : 04-03-20 오후 3:41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