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해인 2003년 내내 대학정책의 최대 이슈는 지방대학발전이었다. 이 문제는 국가균형발전의 맥락 안에서 취급되었고, 일년 내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방대학들은 지...
성공회대는 이번 대선자금 때문에 구속된 이재정 의원과도 인연이 있다. 사제인 이재정씨가 창립에 앞장 선 성공회대는 이 나라에서 가장 진보적인 개혁적 이념의 지식인 집단을 지향해 나가더니 창립자의 발걸음은 국회에까지 이어지다가 그렇게 현실의 험한 장벽에 부딛히고 있다.
대기업으로부터의 대선자금 수수행위의 본질은 협박에 의한 강탈행위에서 시작됐다. 그것은 전화 한 통화로 차떼기 007 작전도 되고, 알아서 기는 꼴도 되고, 때로는 눈치껏 이집 저집 다 돌리며 후탈을 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형태도 되었다.
그것이 정경유착으로 공범 공생 관계도 되지만 기업이 권력집단에 대해서 잘 봐달라는 대가성 요구가 생존권의 기본적 요구에 그친 것이라면 그것은 원천적으로는 무죄다. 정부는 기업이 부탁하기 전에 그들을 당연히 살려 주고 키워 주어야 하니까.
이렇게 본다면 성공회대의 경우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비난은 적절한 것만은 아닌 듯 싶다. 등록금 인상문제 등도 있지만 학교에는 그렇게 인색하면서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 10억씩이나 정치인들에게 바치기냐고 간단히 비난만 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대선자금 잡음이 이시장의 내면적 사임 이유라면 이것이야말로 재고할 문제다.
대학에서 돈 벌자고 재단을 맡은 것이 아니라 기업으로 번 돈을 대학에 바치자고 재단을 맡은 것인데 칭찬은 커녕 고운 소리도 못들을 바에야 그만 두자는 것이 혹시 진심이라면 그런 생각은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경유착의 부패 고리로부터 자유로운 대기업은 하나도 없다. 최고의 거대기업 삼성은 성균관대 재단으로서 대선자금 서열에서도 역시 1위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정경유착은 잔혹한 독재권력을 대기업이 먹여 주고 살찌워 주는 형태였기 때문에 국민으로서는 분노가 치민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 특히 사학은 그들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금도 있기는 하지만 지방대학의 썰렁한 강의실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대학들이 더 많은 연구비와 시설투자와 장학금등을 요구하며 이것은 교육부 지원만으로서는 불가능하다.
만일 이대로만 나가면 한국의 대학은 세계수준에서 너무도 뒤처진 지금의 부끄러운 처지를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대학의 경쟁력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이고 결국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지식만이 우리를 죽이고 살리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고 있지 않은가?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대선 때의 그것이 강도를 만난 부득이한 자구책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금까지도 끝내 숨기면서 들통난 부분만 겨우 인정하는 비열한 모습을 벗기 위해서라도 대기업들은 그 이익을 끊임없이 사회에 환원해 나가야 마땅하다.
이제는 정치인들도 그런 돈 한푼도 안 받겠다고 공언하니 그 대신 차떼기 트럭을 어느 빌딩 지하주차장이 아니라 당당히 한낮에 교문으로 밀고 들어가면서 학교 구성원들의 박수 갈채를 받은들 어떠랴. 국가의 현재와 먼 미래를 위해서 기업이 기여하는 길을 찾는다면 세계적인 일류대 만들기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