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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8.15전야제 행사장 "사용 못한다"
연세대가 오는 14일 예정된 통일연대측의 8.15 민족공동행사 전야제와 관련, 교내 행사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세대는 '8.15 민족공동행사 개최와 관련한 연세대학교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8일 발표하고, 통일연대의 일방적 행사 추진 계획을 비난했다.

연세대에 따르면, 통일연대는 지난 2일 연세대측에 8.15민족공동행사 전야제 장소를 제공해 줄 것을 이메일을 통해 요청했다.

대학측은 4일자 회신 메일을 통해 이같은 요청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답변을 발송했다. 하지만 통일연대측은 연세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가 의결했다는 이유로 행사 강행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다음은 연세대가 이날 발표한 성명서 전문.

8.15 민족공동행사 개최와 관련한 연세대학교의 입장

행사 관련 사회단체와 정부,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8월 2일, 이번 행사의 주관단체인 범민련측으로부터 학교 시설이용을 바라는 일방적인 이메일을 접수했으며, 8월 4일자로 이를 거부한다는 회신을 보낸 바 있습니다.

외부단체가 대학의 시설을 학교 당국의 사전 동의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며 교육과 연구가 본업인 대학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만약 학교 당국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하고 교내에 무단으로 진입하고 시설물을 훼손하는 경우, 이것에 따른 민, 형사상의 조치도 취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대학 본연의 사명은 진리의 탐구와 학문의 연마에 있습니다. 대학에게 주어진 이 길은 어떤 경우라도 훼손되어서는 안됩니다.

외부의 사회단체가 주관하는 집회 및 시위장소로 대학의 시설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일은 반드시 종식되어야 합니다. 더욱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집회에 대학의 시설이 이용되는 일은 대학의 정치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대학의 역할이 왜곡되고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단호히 배격합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진 단체의 집회나 시위는 정부가 보장하는 공공시설이나 장소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부당국과 행사단체들의 현명한 판단과 조치를 촉구합니다.

2006년 8.15 민족공동행사는 남북한 관계가 보다 원만하게 진행될 때, 남북 양측 정부 당국의 적극적 후원 아래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그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 조차 경색되고 동북아 국제질서에도 상당한 위기가 조장되고 있는 시기에 남측의 단독행사는 제한적 의미만 가질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학교 당국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하며 막무가내로 추진하려는 것은 극단의 폭력에 가깝습니다.

정치적 목적을 띤 집회나 행사는 대학의 교육과 연구 분위기를 심각한 수준으로 저해시키고 심대한 물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는 불법행위입니다.

연세대학교는 행사 관련자들과 정부당국에 다시 한 번 호소하며 현명한 판단을 촉구합니다.

지금 연세대학교에는 입시 업무가 진행되고 있어 정숙한 학내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합니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세대학교의 학문을 세계 속에 드높이고 한국 대학의 연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 하루도 쉼 없이 수많은 연구 인력들이 밤낮으로 일하는 곳입니다. 날로 치열해지는 세계적 학문 경쟁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학교가 전력투구하고 있는 시기에 불법적 집회로 인해 연구 분위기가 훼손된다면 이는 비단 연세대학교의 손실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이 됩니다.

지금부터 꼭 10년 전인 1996년에 소위 한총련 사태로 인해 우리 연세대학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멀쩡하던 교육 시설이 화염에 휩싸이고 각종 연구실에 축적되어있던 수많은 귀중한 연구 자료들이 유실되었습니다. 이런 비극적 사태가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 연세대학교 모든 구성원들의 한결같은 다짐입니다. 사회단체의 불법행위가 가져올 막대한 손실을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연세대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은 이를 막아내기 위해 모든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121년 동안 한국 사회의 지성을 선도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연세대학교는 장차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통일에도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것입니다. 다만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연세대학교의 역할은 대학의 본분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세대학교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학문적 업적과 연구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정부, 사회단체들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2006년 8월 8일

연세대학교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6-08-08 오후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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