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에 신고된 교육부 및 전국 각 대학들의 장애인 채용현황을 보면 의무 고용률 2%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특히 교육부와 국공립대의 경우는 민간기업의 평균 장애자 고용률인 1·10%에도 못미치는 1.08%에 머물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사립대들도 2%를 넘는 곳이 손에 꼽을 정도다.
국립, 사립 가릴 것 없이 비영리법인인 대학들이 이처럼 장애인 채용을 꺼리는 것은 지나치게 수익성을 강조한 때문으로 대학사회 스스로가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대학 장애인 채용 실태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 모여 있다는 국립 서울대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적용대상 직원 7백34명 가운데 장애인은 단 1명만 채용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률은 0.1%.
더구나 서울대는 직원들의 신분이 공무원으로 국가가 정하는 규정과 기준에 충실해야 하는데도 장애인 고용에서는 최악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들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다른 국립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남대의 경우는 단 한명의 장애인도 채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교육부에 신고됐으며 강원대 부경대 제주대 경상대 방송통신대 충북대 등도 장애인 고용률이 1%에 못미치고 있다. 국립대 중에서는 충남대가 유일하게 고용의무를 준수했다.<표 1 참조>
장애인 고용을 독려하고 감독해야 할 교육부도 이에 못지않다. 지난해말 현재 적용대상 근로자 477명 가운데 장애인이 5명에 불과해 고용률은 1.04%에 그치고 있다. 48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고용률이 38위로 꼴찌 수준이다.
국립대에 비해서는 채용률이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사립대의 경우도 규모가 큰 소위 명문대일수록 장애인 기피현상이 두드러졌으며 의무고용율을 준수한 대학보다 지키지 않은 대학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을 중시하고 인재를 양성한다’는 저마다의 건학이념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대학관계자들 입에서도 나오고 있다.
적용근로자 2백명 이상인 전국 주요 사립대학 20개 가운데 의무고용률을 준수한 대학은 7개에 불과했다. <표 2 참조>
<>대학들 장애인 왜 기피하나
교육부와 대학들은 장애인 고용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 “공채때 장애인들이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되뇌인다. 장애인들을 우대하는 조항을 둘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응시 자체를 하지 않는데 뽑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변명이다.
유상번 서울대 총무과장은 “장애인 채용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도적으로 차별하거나 기피해서가 아니다”라며 “행정자치부에서 장애인 공무원을 배정하지도 않고 기능직 등에서 결원이 생겨 대학 자체적으로 뽑고자 할 때는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지난 수년간 7백명에 가까운 인원을 감원하고 정원을 줄였기 때문에 결원 보충의 경우도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유명 사립대 중 장애인 고용률이 가장 저조한 연세대의 경우도 반응은 비슷하다.
진항두 총무과장은 “일부러 고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병원 등 관련 법인이 포함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강단에 서고 있는 사회복지과 이익섭 교수의 경우가 입증하듯 연세대가 장애인 채용을 꺼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연세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들은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을 때 내는 적지않은 부담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학들은 업무능률 저하 등을 이유로 부담금을 내면서까지 장애인 채용을 기피하고 있다는 게 노동부 및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노동부 장애인 고용과 임승순 사무관은 “교육부·국립대의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시행 한지 2년 정도여서 고용률이 민간에 비해 떨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타 부처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며 “교육기관들이 장애인 채용을 기피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임 사무관은 “응시자가 없어 뽑지 못한다는 교육부와 국립대학들의 해명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정부기관의 경우 행정자치부의 공무원 공개채용때 장애인 고용신청을 하면 얼마든지 채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임 사무관은 또 “사립대의 경우도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을 경우 1인당 월 39만2천원의 부담금을 감수하면서까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않고 있는 것은 편견에 의한 기피현상으로 보인다”며 “우리사회에 팽배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라도 교육기관들이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이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