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개월째를 맞은 이현청 호남대 총장은 “비수도권 대학 총장으로 와서 지방사립대의 어려움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총장은 지난 8년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호남대를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등교육분야 전문가인 이 총장은 그동안 대학 경영자들에게 개혁과 변화의 조언자로 활동해 왔으나 일선대학의 경영자로 직접 나선 것. 이러한 이 총장의 새로운 도전에 교육계가 거는 기대와 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총장을 만나 대학 발전 구상과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 대교협 사무총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하다 일선 대학을 맡게 됐는데.
“비수도권대학은 ‘3무(無)’라고 할 만큼 현실이 열악하다. 학생, 돈, 취업할 수 있는 산업체가 없다는 말이다. 서울에서 멀면 멀수록 비수도권 대학들의 어려움이 크다. 지방이라도 국립대, 역사가 깊은 사립대는 상대적으로 낫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수도권 대학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현장에 와 보니 직접 피부로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경우 열악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교육기반시설과 시스템이 기대이상으로 우수해 놀랐다. 지방대학들이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감을 가지고 대학홍보기능을 강화시켜 나가겠다.”
-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총장이 구상하는 호남대 발전계획은.
“무엇보다 교실혁명, 인턴십 활성화, 국제화를 활성화시켜 호남대를 ‘차별화된 특성화대학’, ‘파워교육중심대학’으로 육성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학은 그동안 학생을 뽑는 데만 신경을 썼지 인재양성에는 제 역할을 못했던 게 사실이다.
우리 대학을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질적 성장이 강조되는 전략적 경영을 통해 브랜드화 된 대학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중심대학으로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상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실혁명, 교수혁명, 학습자혁명을 이루어 내겠다.”
- 구체적인 방안이라면.
“양질의 교육이 뒷받침될 때 취업, 학생충원, 대학 명성은 저절로 올라간다.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는 교수개발과 학습지원시스템을 활성화하고 협약프로그램, 기업인재 커리큘럼을 적극 운영해야 한다. 또 획기적인 인턴십 프로그램과 경험 중심 학습 등 교과과정과 교수방법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교실혁명 등 교육환경개선도 같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칠판 없는, 교육콘텐츠 위주의 지능형 교실을 구축했다. 호남대에 오면 ‘교실혁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인턴십 강화를 위한 학제개편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 4년 과정 중 1년은 인턴십프로그램을 적용할 계획이다. 교과과정은 기업 인재 육성인데 기존 맞춤형 교육과는 차별화돼 있다.”
- 국제화 교육프로그램의 활성화 계획은.
“현재 세계 10개국 31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대학간 교류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의 흑룡강대학, 후난대학, 남경효장대학을 비롯 미국 웨스트대학 등과 2+2, 1+3의 공동학위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리더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국제인턴십 활성화를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대학 전직원을 대상으로 외국연수를 다녀왔는데 교직원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대학 발전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켜나가겠다.”
- 총장이 구상하는 ‘차별화된 특성화 대학’이란 무엇인가.
“지방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성공여부는 기존 대학들의 차별화, 특성화와 다른 우리 대학만의 차별전략을 마련해 실천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대학은 인성이 아름다운 대학, 친화력과 겸손, 창의성, 도덕성을 함께 갖춘 21세기형 교육 특화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이를 위해 봉사형 학습을 강화하고 자신을 스스로 지도할 수 있도록 셀프 코칭, 셀프 리더십 등 국내 최상의 교양교육과정을 도입할 생각이다.”
- 고등교육 전문가로서 지방대 발전을 위한 해법이라면.
“무엇보다 현 3조4000억원의 고등교육 예산을 두배로 늘리고 이 가운데 3조원 가량을 비수도권 대학에 배정해야 한다. 대학들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물론 차별화를 통해 국가와 지역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현재 대부분 지방대학들이 학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데 교수들이 직접 학생을 유치하고 입학에서부터 졸업, 취업까지 책임진다는 각오를 가져야 할 것이다.”
- 현 대학교육 정책에 대한 견해는.
“교육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다.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본질을 벗어난 변화는 안된다.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동안 다양한 교육개혁을 추진해왔지만 결과는 무엇인가. 그동안 교육정책은 기법은 능했으나 철학이 부족했다. 개혁의 근본 틀을 다시 짜야 한다. 대학 구조 개혁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체 대학을 개혁의 틀 속에 놓고 지방대는 구조개혁 틀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