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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교수 축출파문 ‘또 하나의 정치싸움’
교수사회 내부 권력관계 ‘뜨거운 감자’
연세대 국문과 교수회의(이하 교수회의)가 동료인 마광수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수회의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표절 행위에 대한 ‘자정’ 노력을 다짐하며, 마 교수는 강단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이 홈페이지(http://www.yonsei.ac.kr)에 게재된 이후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연세대생 정혜교 씨는 “국문과 교수들의 성명서 발표는 마 교수보다도 더 부끄러운 학자적 태도를 보인 것”이라며 “국문과 교수들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핵심은 마 교수의 표절 행위가 아니라, 국문과 교수사회 내부의 권력관계라는 지적이다.

양재한 씨는 “동정론은 금물”이라고 전제한 뒤 “경징계가 될 사안이 이번 일로 중징계로 바뀌어선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영화 씨도 “창작의 자유가 침해당한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 때에는 성명서 하나 없었다”며 “강단에서 마 교수를 축출하는 데는 어떻게 이토록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을 발표한 교수회의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짚어볼 문제. 우선 교수회의는 상시 기구가 아니다. 소속 학과 교수 몇몇만 모여도 구성이 가능한 교수회의가 ‘대표성’을 가진다고 보기엔 어려운 게 사실. 연세대 모 교수는 “3명, 5명만 모여도 ‘교수회의’는 성립가능하다”면서 “구성원이 몇 사람인지 불분명한 애매모호한 위상의 기구”라고 지적했다.

참가 교수들의 실명과 학과장의 승인 절차가 확인되지 않은 것도 걸림돌. 따라서 교수회의가 국문과 교수들의 전체 의견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 국문과 모 교수는 “당시 교수회의 자리에 불참했다”며 “참가하지 못한 교수들은 ‘위임’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을 것”이라 전했다. 몇몇 교수들이 이번 성명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국문과 관계자는 교수회의 구성원을 묻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마광수 교수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잘못이 분명한 만큼, 성명에 대한 대응은 없을 것이며 선처를 바랄 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인 마 교수는 동료 교수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당부했다. 마 교수는 “2000년에도 한솥밥 먹는 식구들에 의해 재임용에서 탈락한 전례가 있고, 뻔히 다 아는 선·후배 지간이라 심리적 타격이 심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수회의의 성명이 ‘실질적 징계’가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마 교수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문제 됐을 때도 학교 차원의 정식 징계는 없었지만, 강의에서 제외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일부 학과 교수들이 담합해 강의에서 제외시키면 학교도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징계위에서 경징계로 결정해도 강의를 못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7-02-06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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