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헌납한 거액의 사회 환원 기금의 관리 주체와 용도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도 삼성 8천억에 대한 ‘은근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워낙 거액의 기금인데다 최근 대학들이 2단계 BK21, 전문대학원 설치 등 굵직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기에, 삼성 8천억 원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 대학이 겪고 있는 고질적인 '재정난'을 해갈시켜 줄 단비가 될지에 대학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재응 한양대 교수는 '2단계 BK21 성공하려면'이라는 제목의 본지 기고를 통해 삼성 8천억원의 재원 중 일부를 2단계 BK21사업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오 교수는 "삼성 8천억원 재원 중 일부를 BK21사업에 지원해 참여하는 연구원을 경제적 안정 속에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산학협력모델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이 적극적으로 고등인력 양성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기정 연세대 학생복지처장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대학 자체적으로도 장학금 지급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마침 나온 8천억원이 대학의 장학 기금 확충으로 쓰였으면 좋겠다"며 삼성 기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송덕수 이화여대 교무처장은 "기금을 받을 수 있다면 대학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첨단 연구시설과 공간 등을 확보하기에 대학 재정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이 기금을 연구비와 함께 학교 운영비로 매칭해 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성조 베를린자유대 교수도 모 신문 기고를 통해 "기초연구가 국민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논한 필요가 없다”며 “기초연구에 헌금이 전적으로 투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찬 중앙대 발전협력부장은 "삼성이 헌납한 8천억원은 사회 소외계층이나 국가예산이 못미치는 곳에 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학이 용처를 운운하는 것은 아전인수격"이라면서도 "만약 대학에 쓰여야 한다면 IT분야 지원 장학재단 설립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현재 한국의 IT 산업이 세계수준이고 삼성도 관계가 있는 만큼 이 분야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대 이상돈 교수는 “주인 없는 ‘삼성 8천억 원’은 자칫하면 하수구에 버려진 돈이 될 우려가 있다”며 “그럴 바에야 대학보다는 파급효과가 큰 지방 거점에 병원시설 설치 등 복지에 쓰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유종수·방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