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는 지난해 9월부터 교원인사제도를 또 한번 개정했다. 개정의 핵심은 ‘평등주의’에서 ‘경쟁주의’로 전환하는 것이다.
석차 10%교수는 ‘신품(神品)’, 20%이내는 ‘묘품’교수로 ‘책봉’되고 급여의 최고 1백%까지 인센티브로 지급받는다. 캠퍼스별 2명 내외의 교수는 수천만원의 특별장려금과 연구비 등을 포함해 억대의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다. 반면 ‘성적’이 낮은 교수는 호봉제에 따른 승진에서도 탈락하는 등 교수간 석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성균관대 교수들의 승진 탈락률은 44%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전체 1천74명의 교수 가운데 1백33명의 신품(神品)교수와 1백29명의 묘품(妙品)교수 등 2백62명이 급여의 최대 1백%를 인센티브로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톱3’의 최우수 교수들은 수천만원의 특별장려금에 책임시간제 감축, 해외 연구년 확대 등의 각종 혜택을 누렸다.
성균관대 배재현 교원인사팀장은 "완벽한 경쟁주의를 도입한다면 재임용에서도 탈락시켜야 하지만 이는 아직 우리 정서에 맞지 않다"며 "평가결과를 매년 연봉책정과 교수 재임용에 반영하는 본격적인 연봉제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배팀장은 그러나 "국내 학술지에 대한 평가 작업이 완료 되고 교수들의 교원평가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면 본격적인 연봉제를 실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팀장은 또 “아주대와 포항공대 등은 공대가 집중돼있기 때문에 교수평가와 연봉제 실시가 비교적 수월하다”며 "성균관대는 본격적인 연봉제의 전초단계로 2001년부터 성과급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연구, 교육, 봉사, 교육행정 등 4개 영역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를 근거로 교수나 부교수도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부교수 승진 2년 후 연속해서 학과별 업적평가 결과 상위 20% 이내인 교원을 선정해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로 지난 2002년 시행 이후 23명이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정년보장을 받았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단과대학별로 논문게재 하한선을 정해 정년보장 교원에 대한 지속적인 리뷰시스템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호봉승급 정지 또는 챔임시간 상향, 연구년 불허 등의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
인문사회 및 예체능계열의 경우 국내A급(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됐거나 등재 후보에 있는)학술지에 1편이상의 논문을, 이공계 및 의학계의 경우 SCI 1편 또는 SCIE 1.5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해야 패널티를 면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학과별 개인별 책임시간제도 다르게 운용하고 있다.
정보통신학과와 동아시아학술원 등은 책임시간이 연간 12시간인 반면, 예술대와 건축학과는 연간 18시간이다. 내년 1학기부터는 교수별 업적평가도 반영해 교수간 업적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숭실대는 각 단과대별 의견수렴을 통해 오는 8월 교칙을 개정하고 내년 1학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연구업적에 대한 평가를 기존보다 2배로 강화하는 대신 연간 18시간인 책임시간을 15시간으로 감면하고 연구년 배정과 연구비 우선배정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개인별 업적에 따라 추가적인 책임시간 감면도 가능하다.
또 연구업적 평가를 통해 호봉승급에도 적용하고, 전체 업적평가에서 연구와 교육, 그리고 봉사 항목의 가중치를 단과대별 학문특성에 맞춰 수정할 계획이다.
숭실대 교무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1년이 경과하면 호봉이 승급되었으나, 이제는 연구업적이나 교육업적이 어느정도 성과가 있어야 승급할 수 있도록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학문 영역별로 다른 부분이 많아 획일적인 기준을 잡기가 어렵다"며 "예컨데 미디어나 건축학은 공학이면서도 예술과 가까운 분야이므로 전공별로 평가기준에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지난 1998년부터 단계적으로 교원평가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수들의 승진탈락률도 지난해 30%에 육박했다. 또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조교수에서 부교수 승진대상 이었던 교수가 승진이 누락되고 재임용에서도 탈락하기도 했다.
인하대는 또 지난해 4명의 교수가 연봉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2명의 교수가 추가로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정년보장을 포기한 대신 평가결과에 따라 고액의 연봉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들은 연구업적과 교육업적에서 평가를 받아 매년 연봉계약을 하게되며 평가가 나쁠 경우 학교를 그만 둬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인하대 관계자는 "연봉계약 교수들은 모두 국제학술지에 매년 20~30편의 논문을 쓰고 있는 뛰어난 교수들"이라며 "아직은 대부분의 교수들이 연봉제 계약 보다는 정년보장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이 교수평가를 강화하면서 교수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실기 위주의 교육이 필요한 예술대의 경우 연구업적 평가를 강화하면서 책임시간제를 낮추기 보다는 책임시간제를 높이더라도 연구업적 평가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예술학부 이경현교수(디자인전공)는 “과거처럼 느슨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강화되서 업적을 위한 족쇄가 되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구실적이 강화되면 책임시간은 줄여야 되는게 맞는데 예술대는 강의시간이 더 필요한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숭실대 이상진 교수(건축설계)는 "디자인을 가르치는 교수의 경우 실무와 관련된 작품활동을 해야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건축학의 경우 실무교육을 위주로 하는 학과이기 때문에 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책임시간제를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실무교육 학과의 강의시간은 다른 학과와 비교해 2배 이상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므로 업적평가를 낮추고 책임시간을 늘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숭실대 임경란 조교수(실내건축디자인)는 "이론을 가르치는 분들은 논문을 많이 쓰고, 디자인을 가르치는 분들은 감각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평가기준이 달라야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디자인의 경우 공모전 및 전시회에 출품하는 등의 작품활동도 업적심사에 포함하는 내용을 대학측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전국 교수노동조합 김제남 사무국장은 “교수평가를 통해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양적인 것만 추구해 연구의 질적인 저하를 초래하고 이는 교육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연봉제 또한 급여의 총액을 증가시키는 논의없이 평가가 낮은 교수의 급여를 평가가 좋은 교수에게 집중시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