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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학생들 정부 반대 격렬 시위, 또 왜?
기업에 자율권 부여한 '최초고용계약법'…"목에 칼 들이대고 살 수 없다"
철회도 강행도 못하는 드 빌팽 총리, '사면초가' 빠져
프랑스 대학생들이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최초고용계약법'을 놓고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시작된 대학생들의 시위는 연일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지난 18일 시위에서는 약 1백50만 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현재까지 시위에 참여한 것은 64개교. 그리고 이 수는 당분간 줄어들기는 커녕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랑스의 서북부에 위치한 렌에서는 1백 여명의 학생들이 시청사를 점거하는 등의 소동이 있었을 뿐 아니라 대학은 학생들의 수업거부로 휴교 중인 상태다.

툴로즈의 대학에서는 수업거부를 주장하는 학생과 수업 지속을 주장하는 학생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으며 대학은 결국 휴교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학생들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최초고용계약법(contrat de premire embauche)'으로 26세 이하의 노동자들을 고용 기간 중 첫 2년 간 아무 이유 없이 즉각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드 빌팽 프랑스 총리는 이 '최초고용계약법'을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있었던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폭동 이후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고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있었던 프랑스 폭동은 차별문제에서도 외곽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던 저소득층 이주민들의 실업문제로 촉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ECD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25세 이하 인구 실업률은 23%로 영국(11%), 독일(12%)에 비하면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의 평균인 16.5%보다도 높다.

프랑스의 경우 직원의 해고를 위해서는 노동자의 잉여성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할 경우 보상금을 물거나 종신계약을 맺는 등의 불이익을 받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고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프랑스 정부는 각 기업의 고용을 장려하기 위해 이 법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경제학자들마저 정부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

파리 경제사회연구소의 미셸 허슨은 "고용 유연성을 높인다고 장기고용에 적용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며 허점을 지적했다.

프랑소와 뒤베는 현재 프랑스 사회에 고조된 불안감은 단순히 고용에 대한 불안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는 "프랑스 사회의 양극화가 지난 20년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중산층 학생들마저 어느 순간 경제적 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의 폭동은 저소득층의 폭동으로 그쳤을지 몰라도 지금의 시위에는 중산층 학생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중산층의 불안이 커져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서도 68%의 프랑스인이 이 법안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에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소피 코장은 "목에 칼을 들이대고는 살 수 없다"며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초고용계약법'을 비난했다.

물론 이 법안을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고용법 전문 변호사인 플로렌스 뒤퐁은 "젊은이들이 이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업률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학생들이 주장하는 대로 법안의 철회는 현재의 공황 상태를 타파할 가장 좋은 대안이기는 하다.

그러나 한 프랑스 정부 관계자가 지적한 것처럼 드 빌팽 총리가 법안을 철회하고 한 발 물러서게 된다면 기업, 국민 모두의 신뢰도를 잃어 "그의 정치적 생명도 끝나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런 한편으로 시위가 더욱 격렬해지는 현 상황에서 이 법안을 계속 고수하는 것 역시 반대시위에 기름을 붓는 일이나 다름없어 드 빌팽 총리는 지금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최혜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3-26 오전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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