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개인의 입신양명뿐만 아니라 가문의 명예와 부귀영달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다. 19세기말 반상신분제도가 혁파된 이래로 교육은 한편으론 개인의 출세 도구로써, 다른 한편으론 신분상승 내지는 계층이동의 수단으로써 사회 평등화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선진산업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자본주의 사회화와 학력/학벌사회화로 인해 사회경제적 지위를 대물림 혹은 확대재생산하는 문화화패로서, 사회 불평등 내지는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즉 교육이 직업 선택과 삶의 기회 결정의 기제로써, 또한 사회경제적 특권과 지위를 선점 혹은 전승하기 위한 출세 수단으로써 인지되고 있다.
청와대의 교육 양극화 보고서는 교육 불평등이 야기된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 - 학력학벌사회화, 직업차별 의식구조, 양극화의 준신분구조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외면한 채, 교육 양극화로 인해 우리사회는 빈부격차, 지역격차, 학력격차, 직업격차, 사회계층격차가 점차 증대되어 빈부 양극화, 자산 양극화로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논리에 주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청와대 보고서가 주장한 대로, 교육 불평등의 심화는 교육의 양극화를 형성하고, 이는 곧 자산의 양극화 내지는 빈부의 양극화를 수반하고, 나아가 새로운 신분의 양극화와 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심화 현상은 나아가 사회 갈등을 유발하며 계층간 위화감을 형성하고 새로운 양극화의 준신분 구도를 구축하여 사회화합과 국민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일례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립서울대학교에 주로 특정지역 중상류계층의 자녀들이 다수 입학하여 저비용(낮은 등록금)으로 고효율(높은 사회경제적 프리미엄)의 혜택을 누린다면, 사회경제적 하위계층의 자녀들이 지위상승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요원해질 뿐만 아니라, 사회계층간 불평등과 자산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어 계층간 위화감은 더욱 증대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 보고서는 미시적 관점에서 교육 양극화의 해소책을 제시하고 있다. 즉, 지역 균형 선발, 농어촌 특별전형, 실업계 특별전형, 저소득층 지원 확대 및 투자 강화, 직업교육 확대 및 대학입시의 공정한 경쟁 방안 이다. 이러한 해소 정책이 긍정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치적 구호나 선심용에 그치지 않고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 노력과 병행하여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특히, 지역 균형 선발이나 농어촌 및 실업계 특별전형은 사회경제적 하위계층이나 소외계층이 그 수혜 대상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되 대학의 학생 선발권과 자율권을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도록 묘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한 미시적 실천 방안을 한 가지 제시하자면, 먼저 국립대학(교)만이라도 사회경제적 하위계층이나 소외계층의 자녀들이 저비용으로 공부하여 자산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고 사회화합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들을 배려하기 위한 특례입학할당제와 학자금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엄정히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보다 효과적인 해법은 이러한 해소책의 필요 충분한 실행과 더불어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구조적 병리현상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이를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