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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선발원칙, 시행령 아닌 법률에 규정해야”
이희정 동국대 교수,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내용 법률화 필요 주장
행정기관 재량권 남용 줄이고 대학 자율성 실현 위해
연세대의 2008학년도 논술 예시문항을 두고 본고사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이 사전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 심의하는 것은 대학 자율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후 논술심의위원회를 통해 위반 여부를 심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학 자율성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논술 가이드라인을 들어 대학에 행·재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바로 대통령령인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5조(입학전형자료)’이다. 교육부장관은 논술고사 외 필답고사를 시행할 경우 시정을 요구할 수 있고(2항),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필요한 행·재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3항).

그러나 대통령령이나 행정고시, 지침 등의 형태로 유지되는 각종 교육 관련 제도를 법률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이희정 동국대 교수(법대)는 9일 국회 법제실과 대한교육법학회가 공동 주최한 ‘주요 교육법제의 현황과 개선방안’ 학술대회에서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는 게 바람직한 사항을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 이를 법률에서 규정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행정기관이 재량권을 남용할 수 있는 여지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등교육법의 개정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서다. 이 교수는 “하위법령의 법률화는 상대적으로 개정이 어려운 법률에 규정함으로써 규제의 내용이 최소한에 머물게 하고 안정적이 되도록 기여할 수 있다”며 “대학 자율화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도 의미를 가진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중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는 조항으로 △제4조 학칙 시정 요구권 △제9조 대학조직과 관련한 기본원칙 △제27조 학생정원 운영의 원칙 △제31조 학생선발의 기본원칙 △제32, 33조의 ‘대학입학정원기본계획’ 수립·공표 및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관한 규정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97년 교육법에서 고등교육법을 따로 떼어내 제정하면서 완결된 독립적 법체계로 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학교의 한 종류에 불과한 ‘일반대학’에 관한 규정을 산업대학, 전문대학 등에 준용하는 형태를 취함으로써 산만하고 편의적으로 보이는 규범체계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행령 제3장(학교) 제1절(통칙)에 규정된 학교의 종류에 대해서도 학위과정을 중심으로 재구조화하고, 통칙에 교육과정별 수업연한·입학자격·학생 정원·학생 선발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는 규정을 신설해 각 학교 종류별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만 개별규정을 두자고 덧붙였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이경운 전남대 교수(법대) 역시 “정부가 대학에 대해 구체적인 법률상 근거도 없이 지휘·감독하고, 그 기준도 대통령령이나 부령 등 행정입법으로 정하거나 그마저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학생정원 통제, 학생선발원칙 등은 법률에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교수는 “국립대보다는 더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할 사립대를 고등교육법으로 똑같이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며 “종래 시행령에 규정된 일부 내용을 법률화하자는 기본 방향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법률화함으로써 대학의 자율영역을 위축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경우 좀 더 세심한 신경을 쓰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6-09 오후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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