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부 ‘도서관의 세계화, 지식의 세계화로’
2부 ‘이제는 마케팅 시대’
3부 ‘전문화 바람, 어디까지 왔나’
4부 ‘블루오션을 찾다, 다기능복합화’
5부 ‘첨단화, 유비쿼터스로 승부한다’
◆‘언제 어디서나’ 유비쿼터스 도서관
유비쿼터스(ubiquitous). ‘어디에나 존재하는 혹은 어디에나 나타나는’의 의미를 지닌 이 개념은 첨단 정보 기술의 최고 화두가 되면서 21세기를 대변하는 단어가 됐다.
21세기 도서관이 설 자리는 따라서 유비쿼터스 도서관과 디지털 도서관으로 규정지어진다. 이 도서관에서는 최신 센싱 기술과 무선통신 기술을 적용해 장서관리와 이용자 서비스를 수행한다. 유비쿼터스 도서관은 무선랜 환경을 구축하고 각 자료에 전파식별 센서를 부착하며 게이트웨이, 자가대출반납기 등을 들여놓고 핸드폰이나 PDA를 통해 도서관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대학의 경우 교수진과 학생들의 원활한 교육,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앞다퉈 유비쿼터스 캠퍼스, 모바일 캠퍼스의 개념을 도입했다. 학내 무선랜 구축이 우선 이뤄지면서 기존에는 KT, 하나로텔레콤과 같은 외부전문업체들의 도움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대학들이 직접 자체 구축해 학내 구성원들이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 추세. 휴대폰이나 PDA를 통해 학사정보 등을 제공받는 학생들은 도서관으로부터는 자료검색이나 대출현황 조회는 물론 신청자료나 대출반납관련 통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 2000년 7월경 최초로 모바일 도서관 서비스를 실시했고 2001년 5월에는 한양대가, 같은 해 11월에는 원광대가, 2002년 6월에는 고려대가 모바일 도서관을 오픈했다. 이후부터는 상당수의 대학 도서관에서 모바일을 통한 도서관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파식별센서 일명 RFID 기술을 통해 센서 태그를 각종 도서관 자료에 부착하고 자가대출반납기, 게이트웨이 등을 통해 대출과 반납, 자료관리 등을 하게 되는 RFID 첨단 도서관도 여러 대학에서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포스텍 청암학술정보관. 국내 최초로 유비쿼터스 도서관 구현으로 주목을 받은 이 대학 도서관은 한 금융기관과의 스마트카드 상용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원받은 통합학술정보시스템 ‘밀레니엄 시스템’과 RFID 태그 장서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대학 구성원들은 하버드대, MIT, 도쿄대 등 세계 30개국 4,000여개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자료를 실시간 검색할 수 있게 됐고 사서의 별다른 도움없이도 한번에 10권까지의 대출과 반납도 가능해졌다. 대출 만이 아니라 열람 통계까지 체크할 수 있어 이용자료 활용도에 대한 정밀분석을 통해 이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할 수도 있다.
2002년부터 대전한밭도서관, 부산시립도서관, 대구시립도서관 등에 RFID를 활용한 유비쿼터스 도서관 설비가 시범적으로 도입됐고 2004년에는 국립중앙도서관이 RFID와 도서관 운영을 접목시킨 MIS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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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에 도입되고 있는 RFID 첨단화 시스템 장비. 지난 8월 개최된 2006서울세계도서관정보대회에서 관련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해 시연과 전시를 하고 있다. |
◆내 컴퓨터는 ‘디지털도서관’
모바일 서비스에 익숙해진 세대들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목마름은 도서관 서비스로까지 이어진다. 디지털 원문화가 세계 각국에서 논의되고 단계를 밟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04년 12월 미국 구글사는 세계 최고의 대학들과 공공도서관을 디지털화해 웹을 통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스탠포드대, 캘리포니아 주립대, MIT 등이 이미 소장자료의 디지털화에 나선 상황. 특히 구글의 설립자들의 출신교이기도 한 스탠포드대의 경우 구글과 함께 이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8,700만건의 자료를 디지털화할 예정이다. 스탠포드대는 크로키스라는 검색기술업체와도 손잡고 350가지의 데이터 소스에 접근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MIT는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기반으로 한 ‘D 스페이스’를 운영해왔으며 구독방식의 디지털 복사본을 보존, 이용자들이 웹에서 언제나 이용할 수 있도록 출판사나 온라인 자료 발행사 등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스탠포드대가 개발한 록스를 사용해 차후 전자저널이 폐간되더라도 사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도 언제 어디서나 자료 검색이 가능하도록 중앙도서관에 디지털 인포메이션 커먼스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03년 미국이 정부 도서관 자료의 95%를 웹에서 디지털 형태로만 이용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대학 도서관을 비롯해 각 도서관의 디지털화에 가속이 붙게 됐다.
구글과 다른 방식으로 도서관 디지털화에 접근한 야후는 인터넷 아카이브, 캘리포니아 주립대, 토론토대학, 유럽 문서 보관소, 영국 국립 문서 보관소 등과 함께 도서의 디지털화를 통한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OCA(Open Content Alliance)에서 운영하는 이 프로젝트가 구글의 프린트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와 다른 점은 저작권자가 명백히 허가한 공개문서나 자료에 대해서만 디지털화한다는 점이다. 구글의 프로젝트에 반기를 들었던 출판사들과 저작권자들은 야후의 이같은 계획에 반색했다. OCA가 저작권자들에게 보상방안을 강구하고 나서면서 호응은 더 커져가고 있다.
◆기술적 한계와 지재권 구속
최첨단 미래 지향의 유비쿼터스 도서관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그 관심들은 그러나 일부에서는 회의로 바뀌거나 관망하는 분위기로 전환된 것이 사실이다.
숭실대 학술정보센터 학술정보개발팀 정진수 사서는 포스텍이나 한성대가 RFI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의미의 유비쿼터스 도서관은 아직 없다고 보고 있다. 기술관련 업계와 도서관계가 다소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는 것. 기술력이 완전히 정착하지도 않은 상태라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그림이 여러 가지 형태로 그려지고 있다고 봐야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도서관에서 응용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아직 기술력의 보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RFID 도서관의 경우 자료관리시스템과 호완성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고 RFID 태그 가격이 아직은 고가에 머물고 있으며 은닉성이 약해 훼손이 쉽고 물리적 손상에 따른 교체시 자료 손상의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자가반납기의 경우도 소음과 누락의 문제가, 게이트웨이는 인식을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해 무단반출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서점검기는 얇은 자료를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점검속도가 느리고 인식율도 95%에 머무는 등 기대가 컸던 탓인지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기술력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정 사서는 또 모바일 서비스 경우도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조작이 복잡해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한다. 그는 사서들이 콘텐츠 관리자, 정보 분석가로서 고급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도서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매체와 기술력이 보조를 맞춰줘야한다는 생각이다.
디지털 도서관의 콘텐츠 서비스에 가장 관건이 되는 문제는 지적재산권이다.
일반 인쇄매체로서와 디지털 콘텐츠로서의 저작권 개념이 서로 달라 대부분의 개별자료 저작권자들은 디지털 콘텐츠로 제공되는 것을 불허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복사, 복제, 가공, 전용 등이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 그 이유.
문화관광부 저작권팀 최종철 사무관은 “지난 2003년 저작권법 28조를 통해 디지털 도서관 전송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다소간 반영됐다”며 “최근 들어서는 따로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 사무관은 또 “관련 법 개정이 아직 예정돼 있지 않다”며 “오히려 미국의 경우 저작권자의 권리를 더 옹호하고 도서관의 디지털 전송 서비스는 따라서 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문광부는 저작권과 관련 법 개정에 대한 연구를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등 기술 발전에 따른 서비스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장치 마련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서관계는 그러나 기술발전에 따른 고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기 위해 저작권법이 보다 유연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인 대학 도서관의 경우 원문 데이터베이스의 전송범위를 확대해줄 것과 도서관 보상금 지급 시스템을 공정하게 개선할 것, 대학 생산 연구자료나 학위논문 등의 비영리적 사용을 자유롭게 허용할 것 등 이용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유로운 연구와 교육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
◆끊임없는 도전과 희망찬 포부
지난 7월 문광부는 국립중앙도서관과 사업추진팀을 구성해 2009년까지 RFID 시스템을 연계할 공공도서관을 연간 2~5개씩 선정해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유비쿼터스 도서관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 국립중앙도서관의 디지털 도서관 설립을 통해 온라인 상의 각종 정보가 포함돼 있는 웹문서 등의 온라인 디지털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수집, 보존함으로써 디지털 문화유산으로서 영구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가동시킨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DB의 구축과 통합, 관리를 책임질 인프라 구축을 위해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도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기는 하지만 기술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이용자의 요구는 계속 증대되는 만큼 도서관에는 자동화·첨단화가, 콘텐츠는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이용자들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을 줄기차게 이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