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도서관 사서들은 특히나 고도의 전문적이고 특수한 분야의 이용자들이 시행하는 각종 조사 연구를 최대한 충족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것이 각 분야별 대학 도서관 인력에 대한 전문화 요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이유이자 주제사서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 배경이기도 하다.
※글 싣는 순서
1부 ‘도서관의 세계화, 지식의 세계화로’
2부 ‘이제는 마케팅 시대’
3부 ‘전문화 바람, 어디까지 왔나’
4부 ‘블루오션을 찾다, 다기능복합화’
5부 ‘첨단화, 유비쿼터스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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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 출처 : 성균관대 주제사서제도 운영 사례자료 |
도서관 사서가 되려면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해 학사학위를 받음으로써 사서자격증을 취득해야 가능하다. 이렇듯 사서직 자체가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 분야별 전문성을 띤 사서인력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 ‘주제사서’가 그것이다.
도서관 학계에서는 특정 주제분야의 사서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정한 분야의 주제배경을 갖추고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사서를 일컬어 주제사서라고 통칭하고 있다.
서울대 규장각 정보자료부장이자 서울대 농학대학원 사서 김종은 서기관은 “주제사서없이 도서관 운영은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현재 학계에서나 도서관계에서도 주제사서에 대한 요구가 크다”면서 “사실은 이같은 요구는 사회적으로 사서직의 전문성에 대한 일종의 불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사서 스스로가 각자 주제배경을 가질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방안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제도화가 되기 이전에는 무엇이든 활성화되기 어려운 법이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제사서 자격제도가 따로 없다. 따라서 일부 도서관의 주제사서들은 도서관 자체적으로 사서 채용시 주제배경을 요구하거나 기존 사서들에게 주제배경에 대한 학습과 경력을 쌓도록 유도해 현장에서 주제사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자격을 공식적인 인정받은 주제사서는 국내에 아직 없는 셈이다.
◆한국식 주제사서 양성 요구 증가
논의되고 있는 주제사서 양성방안은 현재 세가지. 문헌정보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주제 분야 석사 이상의 학위를 받은 후 도서관협회로부터 전문분야사서자격증을 받게 하는 방안이 첫 번째이고 주제배경 관련 학부, 석사 등의 학위를 받고 사서교육원 등에서 단기과정으로 문헌정보학 소양을 쌓은 사람에게 주제사서의 자격을 주는 방안도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도서관에 있는 문헌정보학 학부를 나온 사서들에게 계속교육을 통해 주제배경을 갖도록 유도해서 해당 분야의 석사 혹은 박사과정을 밟은 사서들에게 주제사서 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 가운데 현재 우리 도서관의 상황에서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현재 사서들에게 계속교육을 통해 주제배경을 갖게 하는 방안이다.
현재 도서관 사서직무를 수행하는 실무자가 계속교육을 통해 주제사서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 뿐만 아니라 도서관 역시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도서관 특히 대학 도서관의 경우는 각 분야별로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지원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하는 만큼 주제사서의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책무가 있다. 사서들로서도 당장에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과정이지만 자격과 신분이 달라지는 데다 자신의 전문성을 일궈나가는 자기 투자인 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스스로 발벗고 나서는 의지도 필요하다.
◆제도 도입, 활성화 관건은 안목과 지원
한국도서관협회도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 제도적 정비와 국민적 합의를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제도를 만들어 자격만 주고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해당하는 지위와 권한, 보상체계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 자격은 유명무실해지기 마련이다.
한국도서관협회 이용훈 기획부장은 “직급, 연공서열 등을 중심으로 권한부여나 보상이 이뤄지면서 전문적 역량을 발휘할 기회도 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인력 부족으로 인해 순환업무를 하거나 행정업무를 대부분 겸하고 있는 현재의 체제에서는 주제사서제도를 무조건 도입한다고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국회에서 도서관법및독서진흥법 개정안이 처리될 것 같다. 세부 시행령을 위한 집중적인 논의로 주제사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맞물린 문제들을 풀어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장은 “대학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대학 도서관이 먼저 움직여줘야 되지 않겠나”며 “대학 도서관이야말로 실질적으로 주제사서가 가장 필요한 곳이면서 사서를 양성하는 대학의 기관이므로 책임감을 갖고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해서 변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은 기존 기득권과의 마찰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주제사서제도 도입에 큰 장벽 중의 하나도 이것이다. 서울대 규장각 김종은 정보자료부장은 “중요한 것은 도서관협회 측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일정 유예기간을 두면서 최소한 사서의 절반은 주제사서가 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또 “주제사서제도가 도입되면 각 도서관은 특정 주제를 잡아 집중적으로 특화시켜야 하며 주제는 되도록 도서관간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성균관대,숭실대 등 자체 시행 돋보여
성균관대 과학학술정보관은 지난해 8월부터 대학 도서관 위기와 변화요구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보고 주제 담당 사서제를 적극 도입했다. 주제사서별로 담당 교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수별 정보이용행태와 주요 이용자료를 조사하고 직접 만나 이용자 요청 사항, 불편사항 등을 청취했으며 올해 3월부터 한달 반 동안 연구실 단위로 소수 전공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주제별 장서 및 정보원 개발, 학술지 분석 및 수요조사 등을 통해 주제담당 사서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숭실대 학술정보센터도 지난해 8월부터 이 대학 경상대에 학과 리에종(Liaison)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경상대 소속 교수들이 도서관에 요구하는 정보의 형태와 내용을 파악해 연구와 강의를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로 이를 위해 2명의 사서가 배치됐다. 저널수요조사와 정보요구 및 이용행태 조사를 실시해 수요도가 높은 전자 저널 DB로의 교체작업이 최근 이뤄졌으며 연구지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교수들에게 만족감과 신뢰감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경상대 리에종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숭실대 박영철 학술정보운영팀장은 “경상대에 적합한 학과별 이용자 교육을 실시했고 핵심저널 분석, 맞춤서비스 등을 실시한 결과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경상대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시행한 후 다른 학과나 계열로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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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각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주제사서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학 도서관에서 사서에게 조언을 듣고 있는 학생. |
***상기 기사 내용 중 관련 그래픽 자료의 출처가 잘못돼 정정합니다. 한양대 운영사례집을 성균관대 운영사례집으로 바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