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은 비중이 30% 지만 합격선의 수험생들에게는 거의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정완용 경희대 입학관리처장)
수능에 비해 학생부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수시모집에서는 대학별 고사에 따라 합격의 성패가 갈리고 있다. 대학들은 논술과 면접·구술고사, 인·적성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 합격의 지름길, 대학별 고사 준비 대책을 알아본다. <편집자>
우리 사회의 대표 논객으로, 역사와 정치 사회 문화를 넘나드는 놀라운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는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최근 펴낸 <글쓰기의 즐거움>에서 ‘겸손하면서 오만하고 오만하면서 겸손하게 쓸 것’을 주문한다.
“글에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욕심을 내는 일에선 오만이 필요하며, 그런 욕심이 드러나지 않게끔 차분하게 논지를 펴 나가는 일에선 겸손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학원식 판박이 답안’으로는 대입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올 수시 1학기 논술 문제를 보니= 최재훈 한양대 입학처장은 “논술은 문제에 답이 있다”고 잘라 말한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포인트.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길은 있다. 지원 대학의 출제 경향과 최근 몇 년간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올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기출문제와 예시 문항은 대학 홈페이지 입학자료실에 올려져 있다.
올해 수시 1학기 논술을 보면, 대학들은 풀이형 수리 문제는 출제하지 않은 대신, 삽화나 사진, 그림 등을 활용한 통합형 문제를 냈다.
청솔학원평가연구소에 따르면, 고려대(서울)는 언어 및 수리논술을 합쳐 통합논술로 출제했으며, 고전 제시문을 활용, 논술형으로 서술하도록 했다.
서강대는 자연계열에서 수리형 문항이 1문제 나왔는데 특정 답을 요구하기 보다는 논점을 갖고 소수의 특성에 관해 서술하는 논술형 문항이었다.
이화여대도 언어 및 수리 논술로 통합해 시행했는데 별도의 지문을 주어 일상생활과 연관된 소재를 갖고 수리 문항에 대해 서술하도록 했다.
중앙대는 인문계의 경우 판결에 대한 자료해석 문항을, 자연계는 도표 및 자료해석에 대한 문항을 냈다.
연구소 “논제가 평이하게 출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독창적으로 논리정연하게 써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림, 도표 등에 대한 자료해석 능력도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교과형 출제 경향에 대비해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과 이론 등을 구체적인 문제와 연관시켜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고전과 시사 문제를 중심으로, 주제를 정해 정해진 시간과 분량에 맞춰 답안을 직접 써 보자.
◆ 면접·구술고사는 ‘제2의 논술?’= 교육부가 논술 시험에서 수학·과학 풀이과정과 영어 제시문 출제를 금지하자, 면접·구술고사의 난이도가 높아져 ‘제2의 논술고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는 올 수시 1학기에서 사회계열은 문화 다양성 협약, 모더니즘, 소득불평등 등을 제시문으로 냈으며, 자연계열은 기차를 타고 갈 때 가까이 있는 사물보다 멀리 있는 사물이 더 느리게 지나가는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항이 출제됐다.
건국대는 스크린 쿼터제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동국대는 담배소비세, 양극화, 대기업 운영 방식 등을 출제했다.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교과에서, 인문계열은 사회 교과군에서 주로 출제된다. 학과 지원 동기와 학과의 성격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 대학에 따라서는 영어 지문을 출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허은 경성대 입학홍보처장은 “평소에 시사성 있는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며 “긴장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있게 논리적으로 조리있게 설명하라”고 말한다.
◆ 적성검사 실시 대학 늘어= 대학별 고사의 한 유형으로, 최근 인·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인·적성검사는 수험생의 인성과 상식, 종합적인 언어 사용 능력, 지각력, 이해력 등을 평가한다. 짧은 시간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므로, 시간 안배가 필요하다.
수시 2학기에서는 경희대·광운대·숭실대·아주대·인하대·한성대·홍익대 등 10개 대학이 실시한다.
조혜경 한성대 입학처장은 “전공적성의 경우 60분에 120문항을 풀어야 하는데, 난이도는 그대로이나 지문이 길어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이 많다”며 “미리 시중에 나와 있는 책자를 풀면서 스피드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