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대는 생명과학부의 화학약품 폭발사고의 원인이 대학원생 강모(29)씨가 실험 뒤 발생하는 폐액(廢液)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어기고 여러 종류의 화학약품을 섞어 배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밝혔다.
서울대의 '실험폐액 처리지침'은 실험폐액 배출자(대학원생 및 연구원 등)는 자신이 직접 화학 폐용액을 무공해화(중화) 하거나 지정된 용기에 분리 수집해 교내 환경안전원으로 운반토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대는 실험 뒤 발생하는 화학 폐용액을 유기계 폐액ㆍ산성 폐액ㆍ염기성 폐액ㆍ무기계 폐액으로 나눠 유기계 폐액은 녹색 플라스틱 용기에, 나머지 폐액은 3가지 색깔로 폐액 종류를 표기한 흰색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배출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폭발사고는 강씨가 화학 폐용액을 분리해 담는 과정에서 용기에 담지 못하도록 돼 있는 폐액을 섞었기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서울대는 설명했다.
강씨가 나르던 폐액 용기에는 에탄올, 에테르, 아세트산, 크레졸, 프로판올, 벤조일클로라이드 등 13가지 화학 물질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태 화학부 교수는 "반응성이 강한 벤조일클로라이드는 에탄올이나 프로판올, 크레졸 등과 반응하면 (물에 녹아 염산이 되는) 염화수소 가스를 발생시키면서 높은 열을 낸다"며 "이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세정 자연대 학장은 "일본은 화공약품을 9가지로 자세히 분류해 폐기토록 돼 있는데 서울대는 분류하기 쉽도록 4가지로만 나눠 폐기하고 있다"며 "분류 기준을 정확히 몰랐거나 서로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쉬운 물질을 한 용기에 담도록 분류체계가 마련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 사고로 전신의 10%에 3도 화상을 입어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강씨를 도와 화학 폐용액을 운반한 경비 이모(65)씨도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자연대는 강씨의 몸이 회복되는 대로 규정에 따라 내주중 환경안전위원회를 소집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