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사이버수업이라고 하면 인터넷 매체를 활용하는 수업을 통틀어 가리키는지, 동영상 강의 등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 시스템을 갖춘 수업만을 지칭하는지 애매하다”며 “사이버수업의 정확한 개념 정립 자체가 안된 상황”이라고 말한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박 모씨는 “인터넷상에 수업계획서나 과제물을 업로드·다운로드 하는 것도 사이버수업이라고 부르지 않느냐”며 “사이버수업이라기엔 어딘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오 모군은 “아무래도 요즘 대학생들은 인터넷상으로 물어보고 답변받는 문화에 익숙하다”며 “사이버수업의 인터넷 게시판은 면대면 상황으로 물어보기 어려운 궁금증을 해결하는 ‘의사소통의 장’으로 활용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 모양도 “흔히 상상하는 동영상 강의 형식의 사이버수업은 잘 개설되지 않는 것 같다”며 “강의실에서의 수업을 보완하는 형태로 인터넷 게시판을 열어두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사이버수업의 정의가 포괄적이고 그 형태가 제각각이다 보니 폐해도 뒤따른다. 오 모군은 “인터넷 게시판 활동을 점수화해 성적으로 포함시키기 않으면 대부분 이용이 저조하다”며 “반면 점수화 시키면 글을 퍼오는 등 양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대학생 김 모군은 “사이버수업이 의도와는 달리 수업외 시간에도 일일이 내용을 확인하고 의무적으로 글을 올리는 등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강사 황 모씨는 “과제물 제출이나 강의자료를 업로드하는 정도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강의실 수업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이버수업을 진행하려 해도 마땅한 콘텐츠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 신 모씨는 “생산적인 토론을 위해 열어둔 인터넷 게시판이 ‘펌글’로 뒤덮여 점수를 인정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고 밝혔다. 정보의 양에 파묻혀 질이 하락되는 인터넷 문화에서 사이버수업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반면 학교측은 일단 사이버수업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연세대 사이버교육지원센터 김연희 과장은 “연세대의 사이버수업 강의평가 결과는 우수한 편”이라며 “어느정도 인터넷 공간을 활용할 자신이 있는 과목의 교수·강사들 중심으로 사이버수업을 실시한 덕분일 것”이라 분석했다.
대학가 사이버수업은 과도기적 시기를 맞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강의나 보충학습·수업토론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이 풍부하지만,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나 폐해도 뒤따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대학생 김 모양은 “이미 학생들이 온라인·오프라인 강의를 병행하는 현재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며 “현재 사이버수업 내용의 부족한 점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수업 관련 콘텐츠의 확충책과 더불어 기존 강의에 대한 ‘대체’가 아닌 ‘보완’ 개념으로 사이버수업을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