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제를 채택하는 대신 납품업체에 신속성, 정확성 등에 대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교육과 연구에 필요한 시점에 자료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문화콘텐츠 사업에서 덤핑업자의 난입을 막고 문화콘텐츠를 보호하는 것이 일종의 도서관의 책무라는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다.
그러나 구매예산도 넉넉지 못한 상황에서 저가구입과 할인율 높이는 데만 급급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도서관의 현실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자료 제공 어려운가
도서관마케팅연구소 이우정 소장은 “도서관에서 연구자나 학생들이 그때그때 요구하는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구매절차나 입수과정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도서관이 이용자들에게 불만을 사는 이유는 그러나 여전히 ‘찾는 책이 없다’, ‘신간이 나와도 볼 수가 없다’는 두가지”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대학이 아니라도 도서관 자체가 공공성이 강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을 통한 입찰시 할인율을 가장 높게 제시한 최저가 낙찰 업체와 계약을 하게 돼 문화상품을 무조건 싸게 사려는 경향을 띤다”면서 “도서관의 책무 중 하나는 문화콘텐츠 사업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소비자들은 정가대로 사고 도서관은 할인가로 구매하게 하고 있는 지금의 시스템은 비정상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도서관이 할인율에 목을 매게 하는 것도 이 때문.
대개의 경우 대학 도서관은 단가경쟁 공개입찰을 진행해 80%대의 할인율에서 업체가 선정되고 있다.
때로는 도서관 사서의 직무 중 하나인 서지사항 등록, 바코드와 도난방지테이프 부착, 대학도서관인장찍기 등의 공정을 납품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사서 고유의 고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잡무를 줄인다는 차원이지만 납품업체로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처지다.
◆수의계약 병행해 보완
국공립대는 1년간 납품을 보장받고 수시성, 신속성, 간편성 등의 장점이 있는데다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연간단가 입찰계약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총액할인율을 적용하는 일반경쟁입찰은 납품 신속성, 다양성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복잡한 과정 등으로 인해 할인율을 적용하는 연간단가입찰방식으로 대부분 대체됐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수서정리과 박정희 실장은 “경쟁입찰을 통해 연간 계약된 업체에 주 1~2회 이상 발주를 하고 있다”며 “기관에서 나오는 자료 등은 업체를 통하기 보다는 수의계약으로 구입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수서 웹커뮤니티 시삽으로 있는 대구대 중앙도서관 주제정보지원팀 김지홍 사서는 “단가계약 위주로 하다보면 업체 담합 등이 우려될 수도 있는만큼 계약조건을 상세하게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의계약은 신간도서의 납품이 지체되고 제대로 도서관에 납품하지 못하는 자료도 많아 보완책으로 활용되고 있는 방식. 특히 규모가 작은 도서관의 경우 이 방식이 주로 적용된다. 그러나 수의계약의 맹점은 로비의 개입.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기획과 이수은 수집팀장은 “연간계약을 원하는 업체들이 제대로 자료를 입수해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대한 기술평가 80%에 가격평가 20%를 적용해 최종 계약업체를 선정한다”며 가격보다는 서비스의 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은 예산·넘치는 출판물
도서구입예산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하루하루 쏟아져나오는 출판물량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도서 할인율에 비중을 두기 보다는 신속하고 정확한 자료 제공, 양질의 도서 입수에 초점을 맞추고 문화콘텐츠 사업의 양질화도 고려하는 것이 특히 연구와 교육을 지원하는 대학 도서관의 본질과 공공성에 비추어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