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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차기 총장선출 ‘간선제 ’ 유력
'총추위' 구성 등 구성원 의견수렴 관건
총장 연임 문제로 한달 넘게 내홍을 겪은 고려대가 재단과 교수협의회가 각각 뽑은 김정배 총장과 이필상 교수가 동반 사퇴함에 따라 차기 총장 선출 문제에 구성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총장의 사퇴로 표면적으로는 내홍이 일단락됐으나 차기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구성원들의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는 점에서 학내 갈등이 쉽게 봉합될지는 미지수이다.

일단 재단 측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소집, 총장서리를 선출하고 총장서리 체제에서 교우회와 교협 등과의 협의아래 새로운 총장을 뽑을 방침이다.

교협은 대책위원회를 구성, 총장 선출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백영현 회장은 “재단과 협의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총장 선출 방법을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차기 총장 선출은 재단과 교협이 총장 선출에 대한 기본 틀을 만들고 교우회와 직원 등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으로 교수직선제 보다는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간선제’ 선출이 유력하다.

하지만 직원과 학생들이 총장 선출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다른 대학과 달리 교우회의 입지가 강해 새 총장 선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재단은 교수, 직원, 교우회, 사회인사, 학부모, 학생 등 총 28명으로 구성된 현행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 틀 안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 총장을 뽑을 예정.

그러나 교협은 지난 97년 제정된 재단의 총장선출 규정이 학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마련됐으며 총추위 위원 구성비에서 대학 규모에 따른 고려를 배제하고 있고 현 총장이 연임을 시도할 경우 중립성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재단 선출규정의 개정을 요구하는 교협의 주장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주목되며 직원과 학생, 교우회 역시 총추위 구성에 독자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돼 총추위 구성을 놓고 각 단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교협 총장당선직을 사퇴한 이필상 교수와 교협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이기수 교수의 이후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필상 교수의 경우 교협의 입장표명 요구에 의해 사퇴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 교수의 사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협은 “이필상 교수가 재단의 인준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교수의 입장표명을 요청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교협이 그동안 직선 투표로 총장을 선출한 것이 관행이었다며 김 총장의 퇴진운동을 벌여온 점을 들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학내 역학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도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대학 운영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은 재단 측이 총장 선임을 놓고 독자행보를 걷다 구성원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린 셈이 됐기에 앞으로 교협과의 관계 설정에도 상당부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단은 김 총장의 연임 결정은 합법적인 조치로 임의단체인 교협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총장 사퇴 파동으로 노출된 학내 갈등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가 관건으로 민주적 의견 수렴과 합리적인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대학 안팎의 지적이다.

오는 2005년으로 1백주년을 맞는 고려대가 이번 사태를 대학발전의 전화위복으로 삼는 계기가 될지 구성원 모두가 실험대에 오른 셈이다.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2-06-17 오전 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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