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주요대의 정관 변경 현황을 점검한 결과, 숭실대와 서울여대, 감리교신학대 등은 교단이 정관 개정을 반대하고 있어 정관개정을 미루고 있었고,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총장선출 일정 때문에 그동안 정관개정을 보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화여대와 국민대 등은 다른 대학의 정관개정 진척 상황과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동덕여대는 분규중이라 논의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세종대는 대학평의원회 구성비율에 대해 구성원들간의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사회가 연기되면서 정관이 개정되지 못하고 있다.
조순철 숭실대 기획조정실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에서 사립학교법이 재개정 되지 않으면 정관을 바꿀 수 없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에 정관 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같은 교단 소속인 서울여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신영수 기획정보처장은 "교단 총회에서 사학법을 바꾸지 않는 한 정관을 바꾸지 않겠다고 해 대학평의원회 구성비율 등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리교단 소속의 감신대도 교단에서 반대하고 있어 정관을 변경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학에 재직중인 교수는 "정관개정이나 대학평의원회 구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며 "교단에서 반대하고 있고, 감신대 총장 또한 신학대총장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사학법 시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21일 이필상 총장의 취임식을 가진 고려대도 오는 2월 이사회가 열려야 정관개정 논의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관계자는 "그간 총장 선출 일정 때문에 정관개정에 대한 논의를 하지 못해 왔다"며 "오는 2월 이사회에서는 신학기 예결산 안건과 함께 정관개정에 대한 논의가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14일 현 서정돈 총장의 재선임을 의결한 성균관대도 이달 중순 차기 이사장이 정해지면 정관개정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지금까지 차기 총장 선출 문제로 정관개정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서 총장의 연임이 결정됐으니, 이달 중순 권희혁 현 이사장의 후임이 결정되면 (정관개정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와 국민대는 타 대학 상황 등을 살펴보며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강혜련 기획처장은 "지난해 사학법이 개정돼 아직 선례가 없는 관계로 최선의 안을 만들기 위해 법인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연세대나 고려대, 서강대 등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대학들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처장은 "이화여대가 감리교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국가 정책을 거스를 생각은 없다"며 여타 기독교대학처럼 사학법 반대 투쟁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국민대 예종홍 기획처장은 "법인에서 다른 대학의 추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덕여대는 그간 손봉호 총장의 해임과 총학생회 불인정, 구성원간의 마찰 등으로 정관개정을 논의할 여유가 없었다. 신혜수 이사는 "학교가 분규상황이라 그간 정관개정을 논의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학교가 안정을 찾아야 논의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종대는 지난 11월 한 달여간의 논의 끝에 대학평의원회 구성비율에 대한 구성원간 합의를 도출했지만 이사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정관개정이 늦춰지고 있다. 세종대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정관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성원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며 "9명의 이사 중 8명이 동의한 날짜로 일정을 잡아 추진했지만, 4명의 이사가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불참을 통보해 와 정관개정에 필요한 3분의 2의 성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30일 교육부 조사결과, 개정 사학법에 따라 정관을 변경한 대학은 190개 법인(대학원대학 포함) 중 56곳에 불과했다. 서울지역 대학 중 정관을 변경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명지대, 성신여대, 한양대, 홍익대 정도.
덕성여대와 동국대는 최근 이사회에서 정관개정을 통과시키는 등 개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덕성여대 박우창 기획처장은 "대학평의원회 구성비율 등 정관개정에 필요한 사안에 대한 구성원 합의를 맞췄다"며 "이달 중 이사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익섭 동국대 기획처장도 "지난달 이사회에서 정관개정을 통과시켰고, 지난 2일 교육부 승인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도록 한 대학평의원회 기능 등을 볼 때 각 대학들이 새학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정관개정을 논의해야 한다"며 "현재 정관변경이 안 되고 있는 대학들은 내부적으로 대학평의원회 구성 비율 등을 두고 구성원간 합의가 안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