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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법안 통과를 촉구한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법과대)
로스쿨법의 국회통과가 다시금 무산되었다. 이로써 로스쿨법은 만 1년이 넘게 국회에 계류된 채 표류하는 신세가 되었다.

작년 초 로스쿨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때까지 법안 내용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으며, 현재에도 정부안이 최선의 대안인지에 대해서 이견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대립은 구체적인 방법론에 관한 것이었지, 사법개혁 내지 법학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여야는 이미 오래 전에 로스쿨법 통과에 합의한 상태로 그 처리를 장기간 미뤄 왔다. 만일 법안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법안을 폐기하거나 수정안을 내놓았어야 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사법개혁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법안이 통과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사립학교법 재개정과 연계시킴으로써 로스쿨법의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로스쿨제도가 과연 법학교육의 개혁을 위한 최선의 대안인지를 문제삼는 것은 시기적으로 보나, 그동안 로스쿨법을 둘러싼 국회의 처리경과로 보나 적절치 못하다. 또한 한나라당이 이제 와서 새로운 로스쿨법안을 제시하려는 것도 매우 때늦은 것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정부는 로스쿨 도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고, 사법개혁을 위한 전제로서의 법학교육 개혁에 학계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등에서도 광범위한 지지를 보인 바 있다. 나아가 여야가 이미 오래 전에 로스쿨법 통과에 합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정부와 국회를 믿고 수많은 대학들이 로스쿨 도입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다. 또한 교수진의 확충과 실무가들의 교수 영입 등 가시적인 변화도 적지 않았고, 새로운 교과과정을 위한 연구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도 많았다. 그뿐인가? 이미 로스쿨 제도의 도입을 전제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학생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국회는 이 모든 것을 단지 사립학교법과 연계라는 이유만으로 간단하게 무산시켜 버렸다. 이러한 무책임성을 대학이, 교수들이, 학생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어떻게 납득할 수 있는가?

더구나 사법개혁의 큰 틀 안에서 서로 연계되어 있는 일부 법률들은 국회를 통과했다. 예컨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배심제의 도입이 확정된 것이다. 그런데 한미 FTA의 타결 등으로 인하여 더욱 시급한 과제로 인정되고 있는 법학교육 개혁에 국회가 딴지를 걸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정치권에서는 국민의 비판의식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노무현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다가 지지율이 급감했으며, 야당인 한나라당 또한 국민의 비판에 둔감하다가 최근 재보선 참패를 맛보아야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아전인수의 해석에 연연하는 모습이 드물지 않다.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정도를 걷는 정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국정운영이다. 국민 앞에 고집을 내세울 일도 아니고, 발목잡기로 일관할 것도 아니다. 원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면 로스쿨 문제 또한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행착오가 발견되면 그 때 다시 조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제라도 정상적인 국회에 의하여 납득할 수 있는 법안처리가 이루어지고, 때늦지 않게 법학교육개혁과 사법개혁이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7-05-03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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