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하 공인원)이 지난 16일 대전 한밭대에서 개최한 ‘2008년 공학교육인증 설명회’에는 달라진 공인원의 위상을 보여주듯 역대 최다인 72개 대학 640여명이 몰렸다.
국내·외 취업 등 반대급부가 한 몫 한다. 특히 ‘삼성’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 신입사원 공채 때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자에게 면접 점수의 최대 10%를 가산점으로 준다고 발표한 이후 신청 대학과 프로그램 수가 급증했다.
2006년에는 12개 대학 61개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았지만 올해의 경우 3배가 넘는 30개 대학 220개 프로그램이 심사를 받고 있다. 2001~2006년 인증을 받은 31개 대학 182개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숫자이다.
홍의석 수석 부원장은 “삼성이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자 우대 정책을 이공계 인력이 필요한 19개 전 계열사로 확대키로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LG그룹 계열사인 LG Nortel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고위 관계자에게 들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김복기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배출된 총 졸업생이 3,000명이 안 되다 보니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해 생각만큼 안 움직이지만 앞으로 연간 졸업생이 2,000~3,000명으로 늘어나게 되면 다른 기업들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공인원의 위상이 커지면서 대학들의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오용선 명지대 교수는 “수학, 물리, 화학 등의 과목 수가 한 과목에서 두 과목으로 바뀐 것을 오늘 와서야 알았다. 두 과목을 하려면 커리큘럼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기준이 바뀌면 그때그대 안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일방통행’식 집행을 지적했다.
최재영 숭실대 교수는 “학생이 원하면 인증트랙을 밟지 않을 수 있는데, 인증트랙에서는 일반적인 졸업규정을 만족해도 인증기준을 마치지 않으면 졸업을 못해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며 “우리 현실에서 입학은 곧 졸업을 전제로 하는데 그렇다면 교육부를 설득해서 졸업규정과 인정기준을 일치시켜야지 학교에만 책임을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철홍 인천대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던졌다. 김 교수는 “인정프로그램을 마치지 못하면 일반적인 조건을 충족해도 졸업 못 한다는 것은 고등교육법 취지를 넘어서는 심각한 교육권 침해”라며 “인증은 공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되어야지 관리와 통제로 흐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서울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입학할 때 제일 먼저 묻는 말이 삼성에 얼마나 취업하는가”라며 “학생들이 원하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한 지방 사립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이 다 가기 때문에 불가항력적인 면이 크다”며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