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중앙대 국악과 창작공연학부에 입학한 이현아(19)양.
이 양은 18일 서울 돈암동 동희범음회에서 불가 입문 의식인 '수계식'을 갖고 영산재(무형문화재 제 50호) 이수자인 동희스님의 공식 제자가 됐다.
귀와 몸으로 법당 밖의 비를 느꼈을 이 양은 이날 의식을 마친 뒤 여창가곡인 '우조 우락'을 선보였다.
"바람은 지동치듯 불고/ 궂은 비는 붓듯이 온다/ 눈 정에 거룬 님을 오늘 밤/ 서로 만나자 허고......"
봉숭아 물을 곱게 들인 앳된 손으로는 장구를 치며 미래 국악인의 모습을 한껏 자랑하는듯 했다.
이 양은 이날 부른 가곡에 대해 "님을 만나고 싶어서 빌고 노래하고 맹세하는데 님은 오지 않는다는 내용"이라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이 양의 어머니 김희숙(49)씨는 이날 딸의 수계식을 지켜보면서 줄곳 두 손을 모아 부처님께 기도를 드렸다.
오늘의 이 양이 있기까지는 그러나 장애인으로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김씨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예술중학교 입학이 좌절된적도 있다"며 "이제 정말 국악인의 길을 걷게 된것 같아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했다.
이날 이 양의 수계식은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국악인으로서 알고 지내온 동희스님에게 "뛰어난 아이니 제자로 삼아달라"고 부탁해 이뤄졌다.
동희스님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은 모습으로 국악인의 길을 걷고 있는 현아의 소리를 듣고 불교음악인 범패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제자로 삼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범훈 총장은 "현아는 눈 있는 사람들이 보는 허상보다 더 진실된 세상을 마음으로 보는 것 같다"며 "우리 전통음악의 뿌리인 범패를 통해 전공분야 공부도 성숙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양은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동희스님을 만나 공부하고, 학부를 졸업하는 4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범패를 전수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