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론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준비한 안이긴 하지만 국회 분위기가 법안 처리 쪽으로 흐를 경우 ‘위원회 대안’ 형식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커 법안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법안 주요 내용은 ‘www.unn.ne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권 위원장실 관계자는 “법안 발의에 필요한 10명 이상 의원들의 서명을 받았지만 보다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계속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법안 처리의 가능성이 보일 때 정식으로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립학교법 재개정과 묶여 있어 장담할 순 없지만 로스쿨 법안이 처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가능성이 보일 경우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면서도 “(법사위 등 다른 의원들과) 어느 정도 협의를 했지만, 당론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이 마련한 ‘로스쿨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4월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 직전까지 갔던 내용과 이후 제기된 쟁점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교육부장관이 법원행정처장 및 법무부장관과 협의해 총 입학정원을 결정하되, 총 입학정원을 확정하기 전 미리 국회 교육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법학교육위원회 구성에서 일반인 위원수를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타 학과 및 타 대학 출신자를 각각 3분의 1이상 뽑도록 의무화했다. 교육위 법안소위 구두 합의 사항이다. 사법개혁위원회 건의 사항을 받아들여 로스쿨 응시횟수를 제한했다. 4회 초과 응시자는 4년 간 응시할 수 없다.
법학계 요구를 수용해 실무경력 교원 자격을 변호사 자격 소지자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법률 관련 분야 경력자로 완화한 내용도 포함됐다. 외국변호사나 국제기구 근무자, 공공기관 근무자도 실무경력 교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12명으로 하고 법조윤리, 법문서 작성, 모의재판 등을 필수교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시행령에 있던 일부 내용을 법률로 올렸다.
하지만 법안이 정식으로 발의됐을 때 후폭풍이 만만찮은 조항도 일부 포함됐다. 총 입학정원 2,000명 이상과 로스쿨 인가 시 지역균형 고려 조항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새로 로스쿨 유치에 뛰어드는 대학이 생겨나고 있는 마당에 총 입학정원을 2,000명으로 하고 지역균형까지 고려한다면 수도권 대학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협 산하의 평가위원회가 아니라 교육부장관의 인증을 받은 기관이 평가를 실시하도록 한 조항을 대한변협이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로스쿨을 유치해도 법학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한나라당 의원 중 로스쿨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이주호 의원조차 ‘법학부 유지’ 조항 때문에 서명에 불참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법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로스쿨을 도입하자는 것인데 법학교육의 부실화는 물론 수도권 소수 대학의 독점 현상 등 기존의 폐해는 하나도 안 없어질 것”이라며 “특히 지방대는 다 죽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원이 아닌 학부에 로스쿨을 설치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 정종섭 서울대 교수도 “학부는 학부대로 운영하면서 엄격한 설립 기준을 충족한다는 게 가능하겠느냐. 학부와 대학원의 교육과정 차별화도 어려워진다”며 “학부 유지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94년부터 논의해 오면서 학부 폐지는 이미 결정이 난 것”이라며 “특정 대학, 특정 학부가 로스쿨을 독점하고, 결국 법학부 나온 학생이 로스쿨로 진학하게 돼 다양한 전공자를 흡수하겠다는 도입 취지가 퇴색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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