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인사/동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인터뷰]최상진 경희대 문과대학장
"인문학이여! 대중과 호흡하라"
경희대가 중계 9단지 임대아파트 주민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희대 시민인문학 강좌' 안내문에는 양희은의 '상록수'가 실려 있다. '상록수'는 1930년대 심훈이 농촌계몽운동을 다룬 소설 '상록수'를 토대로 가수 겸 작곡가 김민기가 곡을 붙인 노래이다.

최상진 경희대 문과대학장(국어국문학)은 "인문학의 위기는 사람의 위기다. 대중속으로 철저히 들어가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훈의 상록수처럼 인문학이 소외 계층을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는 가사처럼 인문학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한 대중과의 호흡이라는 주장이기도 하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위기의 인문학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10년간 4,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세계적 수준의 인문학 연구소도 집중 육성한다. 그렇다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을까. 최상진 경희대 문과대학장은 "대중 인문학, 쉬운 인문학 같은 열린 인문학이 위기 극복의 열쇠"라고 말한다.

경희대의 인문학 위기 극복 방안은 크게 '실천인문학'과 '통합인문학'으로 나뉜다.

실천인문학은 '대중속으로 찾아가는 인문학'을 표방하고 있다. '경희대 시민인문학 강좌'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인문학 강좌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중계동 임대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글쓰기, 철학, 문학 등을 교육하고 있다. 6월 중순엔 관악구와 수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먹고살기도 바쁜 시대에 이 같은 노력이 '사치'가 아니냐는 지적에, 최 학장은 "인문학이 사치라는 건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이는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잘못이 크다. 대중과의 괴리에 자포자기한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최 학장은 "사람을 다룬다는 면에서 인문학의 위기는 곧 사람의 위기다. 하지만 인문학자들은 이 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만의 세계관에 빠져 있는 '우물안 인문학'이었다"며 인문학의 위기는 정확히 말하면 '인문학자의 위기'라는 말에 공감을 표했다.

경희대는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대문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 영어, 수학, 국어도 가르치고 있다. 조만간 밤에 빈 강의실을 이용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 교실도 열 계획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인문학자들만 모여 연구하고 공부 해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철저하게 대중과 같이 살아숨쉬는 '쉬운 인문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경희대가 인문학 위기를 돌파할 또 다른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통합인문학'이다.

문과대학은 내년부터 '통합인문학과정'을 교양과목으로 만들 예정이다. 문학, 역사, 철학, 사회학 전공 교수 3∼4명의 교수들이 한 팀을 이뤄 1학기 동안 자유, 사랑, 고독, 행복, 죽음 등의 테마로 릴레이 강의하는 것.

최 학장은 "수능에서도 통합교과형논술이 출제되고 있는 데 대학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통합인문학과정은 신입생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배가시켜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인문학 진흥방안에 대해선 "역대 인문학 활성화 방안 중 가장 획기적인 것이다"고 평한 뒤 "거점연구소 등이 능력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이로 인한 인문학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우려된다"면서 학술진흥재단이 제도 보완책 마련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최 학장은 "인문학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자기혁신에 게을렀던 인문학자의 책임이 크다"며 "아직 희망은 있다. 인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명심하고, 대중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문학,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인문학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상진 학장 주요 경력>

-1995∼1998년 경희대 신문방송국장

-2001∼2002년 同도서관장

-2003∼2005년 同학생처장

-1992년∼현재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이사

-2002년∼현재 한국의미학회 이사

-2007년∼현재 경희대 문과대학장

저서 : '언어의 이해' '국어어휘의미형성론'

김기태 기자 (news@unn.net) | 입력 : 07-05-29 오후 8:33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